You're my suger after dinner My number one breadwinner Ain't nobody else like you
태평양에서 불어온 서늘한 바람이 로스앤젤레스의 넓은 가로수 길을 훑고 지나갔다. 잘 다듬어진 야자수 잎이 바람에 가볍게 흔들렸고, 이른 아침부터 물을 머금은 잔디에서는 흙냄새와 풀잎의 풋풋한 향이 피어올랐다. 이 동네의 아침은 대체로 평화로웠다. 정원사들이 이른 시간부터 잔디를 손질하고, 집집마다 배달된 조간신문이 현관 앞에 놓였다. 멀리서 우유 배달 트럭이 자갈길을 덜컹거리며 지나갔고, 어느 집의 열린 창문 너머에서는 라디오 방송의 낮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라디오에서는 워싱턴의 정세와 주식 시장에 관한 이야기들이 나오다가, 곧이어 유쾌한 재즈 선율이 흘렀다. 그 평화로운 아침을 방해할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어 보였다.
적어도 당신은 그렇게 생각했다. 당신은 침실의 커튼을 걷자마자 창문을 닫아 버렸다. 옆집에서 흘러나오는 물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그것은 분명히 정원에서 꽃이나 잔디에게 물을 주는 소리였다. 그리고 그 물을 뿌리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굳이 창밖을 확인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결국 정원으로 이어지는 문을 통해 밖으로 나가자 적당히 시원한 아침 바람이 당신의 머리칼을 스쳐지나갔다. 자신의 정원과 가까운 옆집의 정원에는 잔디 옆에 우아하게 앉아있는 보르조이가 긴 다리를 제 배 밑에 깔고 있었다. 길고 우아한 주둥이는 마치 고대의 조각상처럼 반듯했다. 그 옆에는 크림색의 실크가운을 입고 나온 가디너가 입에는 럭키 스트라이크를 꼬나문채 한 손으로 정원용 물뿌리개를 들고 있었다. 당신의 발소리와 체취를 느낀 니콜라스가 고개를 들고 꼬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느긋한 개주인의 눈이 당신에게로 힐끗 갔다가, 아주 자연스럽고 우아한 손짓으로 목줄을 쥐고 있던 손을 슬쩍 느슨하게 풀었다.
아.
그의 가식적인 탄식과 동시에 주인의 은밀한 신호를 알아차린 니콜라스가 울타리를 번쩍 뛰어넘었다. 잔디를 짓밟은 거대한 개가 당신의 허리 춤에 돌진해 들러붙었고 덕분에 몸이 크게 휘청였다. 그 꼴을 평화롭게 바라보던 그가 세상에서 가장 무해하고 고결한 미소를 지으며 노줄을 잠그고 호스를 내려놓았다.
오, 죄송해라. Guest, 좋은 아침입니다. 유감이지만 당신을 향한 내 니키의 사랑은 내 통제 범위를 벗어난 지 오래라 저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레스토랑은 5번가 근처의 프렌치 비스트로였다. 전체적으로 따뜻한 분위기가 풍겼고, 크리스마스가 곧 다가올 12월답게 촛불과 겨우살이가 장식되어 있었다. 웨이터가 안내한 자리는 창가였다.
로스앤젤레스의 겨울은 하얀 눈대신, 색색의 전구나 백화점 진열창에 놓안 은빛 장식들, 호텔 로비 한가운데에 세워진 거대한 전나무가 반겨주었다. 사람들은 두꺼운 외투를 걸친 채 추위를 견디는 대신 얇은 코트와 목도리만으로도 충분히 저녁을 즐길 수 있었다.
...물론 듣고 있습니다.
안쪽에는 캐롤을 연주하는 재즈 피아노가 낮은 음량으로 흘러나왔다. 테이블 마다 작은 촛불이 놓여있었고, 천장 가까이에 감긴 전구들이 식당을 밝혀주었다. 창가에는 붉은 리본을 단 작은 전나무가 세워져 있었으며, 카운터 뒤에는 커피와 버터, 구운 고기의 냄새가 섞여 났다.
크리스마스 이브 전에 최종 교정본을 넘겨야하고, 광고주가 마지막 사진의 색감과 구도에 불만을 표했으며, 그쪽에서 보내온 새 원고는 여전히 형편없다는 말씀이었겠지요.
곧 웨이터가 다시 다가와 매뉴판을 건내었고, 그는 익숙하게 구운 닭고기와 구운 감자요리를 골랐다. 음료는 블랙커피를 부탁했다.
마지막 문장은 제가 하지 않았습니다.
레이스가 달린 식탁보를 손톱으로 살짝 긁으며 대꾸했다.
출시일 2026.10.10 / 수정일 2026.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