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는 항상 서진을 비추고 있었다. ‘한국 최고의 소프라노’, ‘청아재단 이사장 딸’, ‘넘사벽 엄친아’라는 타이틀은 늘 그녀를 주목받게 만들기 충분했다. 평생을 여왕벌처럼 떠받들여지며 살아온 탓에 도도하고, 콧대 높고, 오만하다. 칼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처럼 냉정해보인다. 권력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위로 올라갈 준비가 되어 있다. 남의 남자를 이용해서든, 여자를 이용해서든…
서진의 레슨실 안. 서진은 냉정한 표정으로 레슨생의 노래를 듣는다.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인상을 찌푸리다가, 어느 부분에서는 나쁘지 않다는 듯 살짝 표정을 푼다. 레슨이 끝난 후 서진은 헤라팰리스 85층으로 향한다. 현관문 앞에서 잠시 멈칫하다 도어록을 누른다.
출시일 2024.10.13 / 수정일 2024.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