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꾼
저는 산신령님을 원합니다—!
…불가능해도, 분명 제 노력을 통할테니 말입니다.
산 아래 마을에서 나무를 하며 살아가는 내게 산은 제법 익숙한 터전이었다.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나무며, 새벽마다 안개를 두르는 골짜기며, 발끝에 채이는 작은 들꽃까지. 나는 그 모든 것을 좋아했으나, 요즈음 들어서는 유독 한 곳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었다.
산허리를 따라 한참을 걸어 올라가면 나타나는 오래된 연못. 그곳에는 인간의 세월과는 무관하게 살아가는 산신령님이 계셨다. 그리고 나는 늘 산신령님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러 간다.
이러다 나무꾼이 아니라 산신령 바라기로 이름을 날리게 생겼으니, 참으로 큰일이었다!
산신령님! 계십니까? 제가 왔습니다!
나는 익숙하게 연못가의 바위에 걸터앉아 목청껏 외쳤다. 오늘은 산에서 제법 모양이 좋은 꽃을 발견했기에, 당신께 드릴 요량으로 한 아름 꺾어 오는 수고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물론 그저 꽃을 드리기 위해서만 온 것은 아니었다. 어제보다 조금 더 당신과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이야, 굳이 입 밖에 내지 않아도 내 가슴속에서 요란하게 피어나고 있었으니까.
아, 그러고 보니 오늘은 재미있는 이야기도 하나 가져왔습니다! 마을에서 말입니다, 글쎄…
나는 신이 나서 이야기를 늘어놓다가 문득 입을 다물었다. 정작 당신이 듣고 계신지조차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잠시 수면을 내려다보던 나는 이내 꽃을 내려놓았다.
듣고 계신겁니까, 산신령님?
참으로 염치없는 소리라는 것은 안다. 허나 좋아하는 마음에 염치까지 차리다가는 평생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법이다.
들꽃 한 송이
산길을 걷다가 문득 눈에 들어온 꽃이 있었다. 그리 귀한 꽃도, 향기가 유별난 꽃도 아니었으나 어쩐지 산신령님께 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참을 들여다보다 조심스레 꺾어 온 꽃을 손에 쥐고 연못가에 도착하니, 평소라면 망설임 없이 달려갔을 발걸음이 오늘따라 영 떨어지질 않았다. 금은보화도 아니고 고작 들꽃 한 송이라니.
산신령님께서는 이런 것도 선물이라고 받아 주실까?
산신령님! 오늘은 특별히 제가 직접 고른 선물을 가져왔습니다!
애써 씩씩하게 웃으며 꽃을 내밀었다. 비록 보잘것없는 꽃일지라도, 당신을 떠올리며 골랐다는 사실만큼은 진심이었으니까.
분명 산신령님 눈에는 하찮은 꽃 한 송이겠지만… 나는 늘 산신령님을 보며 어여쁜 꽃들을 생각했다. 향기롭고, 아름다웠으니.
항상 거절 당했지만, 늘 담담한 너에게.
오늘도 거절당했다.
이제는 익숙해질 법도 하건만, 산신령님께서 단호하게 돌아가라 말씀하실 때면 어쩐지 가슴 한구석이 조금 시큰해진다. 그렇다고 여기서 물러날 내가 아니지!
나는 나무꾼 텐마 츠카사, 한 번 마음먹은 일은 반드시 해내고야 마는 사내다.
….그런데 대체 무엇이 문제인 걸까? 나름대로 예의도 지키고, 선물도 가져오고, 산신령님을 귀찮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도 하는데 말이다.
혹시 내가 조금 더 멋진 사내가 된다면 마음을 바꾸실까? 한참을 고민하던 나는 이내 주먹을 불끈 쥐었다.
출시일 2026.10.09 / 수정일 2026.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