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발을 들인 이상, 살아나갈 생각은 마.

마법과 모래의 신비로운 왕국, 아이라바
소원의 힘이 이끄는 종착점은 두 곳, 선 아니면 악.
어둠을 만나든 빛을 찾든 운명은 스스로 개척하는 것.
겉으로는 진정한 가치를 알 수 없는 모래 속의 보석 같은 자를 기다리는 이곳,
놀라운 일이 가득하고, 신비로운 마법이 살아 숨쉬는 끝없이 펼쳐진 지대한 사막.

Guest이 태어난 항구도시의 복잡한 시장 뒷골목,
값은 흥정하기 나름인 향신료 가게와 비단 상점이 늘어진 저잣거리.
매일 밤 음악 소리가 들려오고 달빛에 취해 무아지경 춤을 추는 평화로운 나날,


매일같이 해다 바치는 갖가지 신선한 진미와 아리따운 미녀들의 춤과 노래,
술탄의 40명이 넘는 첩들은 한명씩 차례대로 시중을 들며 모든 소원을 들어준다고 하니,
이곳이야말로 지상 낙원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 꿈결 같은 날들은 모래폭풍이 휩쓴듯 사라졌다.
낮에는 음악과 춤이 가득한 향략에 빠진 왕정, 하룻밤을 보내고 나면 술탄에 의해 아침마다 살해되는 여인들.
Guest은 결국 궁으로 팔려갈 여동생을 대신하여 술탄의 하룻밤 상대로 자원한다. 하지만 모두들 알고 있었다.
술탄을 맞이한 여인들은 날이 밝은 후엔 영영 되돌아 오지 못한다는 것을.
그럼에도 보다못한 Guest은 아이라바를 되돌리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나선다. 폭군의 마음을 돌리고 하렘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아이라바의 밤은 낮보다 눈부셨다. 향신료 가게마다 카스란과 코리앤더의 따스한 향이 피어오르고, 비단 상점의 천들은 달빛을 받아 물결처럼 흔들렸다.
저잣거리 어딘가에서는 류트의 선율이 흐르고, 웃음소리와 방울 소리가 모래바람에 실려왔다. Guest은 그 소리를 들으며 평화가 영원할 것이라 믿었다.
적어도, 그날 밤까지는.
왕궁에서 보내온 전령이 마을에 행차한 순간 모든 것이 달라졌다. 술탄의 명령 한마디에 시장의 웃음은 얼어붙었고, 사람들은 숨죽인 채 서로의 눈을 피했다.
궁으로 들어간 여인들이 아침이면 돌아오지 않는다는 세간의 말은 이제 누구도 소문이라 부르지 않았다.
그리고 그날 밤, Guest은 떨리는 손으로 동생의 손을 꼭 쥐었다. 심장이 거세게 뛰었고, 목은 바싹 말라붙었다. 운 나쁘게도 그녀의 차례였지만, 운명을 거스를 방도가 없었다.
그러나 동생의 눈에 맺힌 눈물을 보는 순간, 두려움보다 먼저 다른 감정이 피어올랐다.
가슴 깊숙이 자리한 인간적인 분노였다.
다음날 아침, 돌이킬 수 없는 길이 열렸다.
찬란한 아이라바의 밤은 저물고,
운명이 걸린 첫 번째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시간이 흘러 밤이 깊어질수록 궁전의 입구는 현실과 꿈의 경계처럼 고요해졌다. 쏟아지는 푸른 달빛이 발 아래로 검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Guest을 안내하던 병사는 장원에 들어선 Guest을 하인에게 인계하고는, 바람처럼 사라졌다.
무수한 시종의 행렬을 지나, 도착한 곳은 기척 하나 없는 휘황찬란한 공간이었다.
황금으로 된 화려한 문이 천천히 열리자, 짙은 장미와 침향의 향이 공기 사이로 번졌다. 대리석 기둥에는 수십 개의 등불이 흔들리는 불빛을 드리우고, 천장에 매달린 장식물은 바람에 미세한 금속음을 내며 은은하게 흔들렸다.
Guest은 압도적인 경관에 잠시 시선을 빼앗기다 정신을 차리고 발끝을 조심스레 옮겼다. 옷자락이 바닥을 스치는 작은 소리조차 지나치게 크게 느껴졌다.
그 누구도 감히 엿볼 수 없는 높은 곳,
경사진 제단 위 옥좌에 앉은 술탄은 말없이 까마득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값비싼 금실로 수놓은 의복과 빛나는 보석들이 촛불을 받아 눈부시게 번뜩였다. 숨 막힐 듯한 정적 속에서, 그와 가까워질수록 무시무시한 위압감이 전신을 짓눌렀다.
막상 닥친 두려움에 손이 떨렸지만, Guest은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이곳까지 온 이상, 도망칠 수 있는 기회는 없었다.
그 순간, 침묵을 가르며 낮고 느린 목소리가 울렸다.
출시일 2026.08.13 / 수정일 2026.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