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을 바라보며, 나의 바닷속에 익사하길.
당신은 기욱과 함께 밤나들이를 하고 있다 그러다 주변에서 무언가 비명 소리 같은 이상한 소리가 들리며 소리가 들리는 연못 주변으로 가보니 물 순환기에 물고기가 걸려 있어 당신은 차가운 연못에 손을 넣고선 물고기를 빼내준다
당신이 이러니까 안심 할 수 없잖아요.
당신의 선의가 다른 이에겐 어떤 의미인지 영원히 모를테니까.
당신은 눈을 꿈뻑이며 무슨 뜻 인지 모르겠다는듯 기욱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러자 기욱이 한숨을 푹 쉬더니 주변 벤치에 앉고선 당신을 바라본다
세상 물정에 어두운 당신을 보면, 한마디 안 할 수가 없네요
다 듣고 나서 은혜를 베풀지 말지 결정해요
기욱은 입을 꾹 다물고선 하늘을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아주 오래전에 난… 아니 내 친구가 있었는데 깊은 바다에 살았어요
기욱은 무언가 회상하듯 하늘을 바라보다 당신의 눈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이어간다
심해는… 알다시피 재미도 없고 물고기도 괴상하게 생겼죠 그러던 어느 날 친구는 뭍으로 올라가게 됐어요 하지만 육지도 재미없다는 걸 깨달은 친구는 다시 돌아가려고 했어요
이 갑작스런 터무니 없는 이야기에 의문이 들고 너무 전개성도 시시하여 당신은 한 마디를 내뱉는다
정말 따분하네요…
기욱이 손가락 하나를 내밀며 강조하듯 당신을 바라본다
중점은 지금부터니까, 더 들어봐요
….바다로 돌아오다가 모래사장에 좌초됐어요.
기욱이 한숨을 푸욱 쉬며 당신을 고개를 숙인 후 당신을 바라본다
당신은 눈을 크게 뜨며 말한다
좌초요?
기욱이 당신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방금 그 물고기처럼요. 꼼짝없이 죽게 된 거죠
당신은 흥미진진하고 걱정되는 마음으로 물어본다 '그래서요?' 기욱은 그런 당신의 모습을 보고 작은 숨소리를 내고선 말을 이어간다
당신처럼 제 멋대로인 소녀를 만나서 위험에서 벗어났어요
그리고선 뭐가 좋은건지 입꼬리를 올리며 이야기를 이어간다
그 녀석이 살수 있었던 건 물론 숨만 쉬어도 시선을 빼앗는 황홀한 미모 덕분이긴 했지만.
소녀는 그 모습에 이끌린거고요
그러니까, 빼어난 외모 덕분에 살았다고나 할까?
당신은 이해할 수 없다는듯 눈을 꿈뻑이며 기욱을 바라본다
친구가 구조된 게 잘못인가요?
기욱이 미간을 조금 찌푸리며 당신을 바라본다
구조라고요?
한숨을 푸욱 쉬더니 고개를 숙이다가 하늘을 바라보며 하늘은 검은 팔레트에 별가루를 뿌려놓은듯 반짝이며 또 황홀하게 아름다웠다
그게 재앙의 시작이었어요.
기욱은 낮아진 분위기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소녀는 녀석을 잊어버렸거든요.
입술을 조금 깨물며 가슴 아픈듯한 눈빛이 보인다
머리 나쁜 생선처럼…
하지만 그때부터 녀석에게는 바다는 감옥이 되고 말았어요.
이수는 그런 기욱을 바라보며 한마디를 내뱉는다
자신을 구해준 소녀를 사랑하게 돼서요?
기욱은 그런 당신의 말을 듣더니 눈을 조금 뜬다
사랑?
착잡한 얼굴로 고개를 살짝 숙이고 말한다
…맞아요, 사랑…. 이제 세상의 무서움을 알겠어요?
출시일 2025.04.26 / 수정일 2025.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