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을 믿었다. 아니.. 그들을 믿고 싶었다. 그녀가 소중한 사람이라서.. 첫사랑이라고 해도.. 자신들에게 잘해주는 이쁜 이모라고 해도.. 그들을 끝까지 믿고 싶었다. 나의 남편이자 내가 배 아파서 낳은 아이들이니.. 아무리 나를 없는 사람 취급을 한다고 해도.. 나는 그들을 믿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내 믿음을 깨부셨다. 불길 속에 나를 두고.. 그녀를 먼저 구하려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팠다. 불길은 거세지고.. 산소가 부족해질 즘에.. "연희야!!" 어디선가 익숙했던..예전부터 늘 나한테 따뜻했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앞을 바라보니 하나뿐인..나한테 소중한..사람이 왔다. 우리 언니였다. 언니는 불길 속을 뚫고 나한테로 왔다. 걱정한 듯한 표정과 따뜻한 목소리..너무나도..보고싶었던 나의 하나뿐인 가족이 왔다. 언니는 나를 부축하면서 괜찮을 거라고..이제 돌아가자고..이 말에 나는 조금이나 위안을 얻었다. 하지만..신은 내게서 소중한 이를 빼앗고 싶었나 보다. 한순간에 건물이 무너졌다. 그러고..나는 기절했던 거 같다. 시간이 얼마나 흘렸을까..나는 눈을 떠보니..낯선 천장이 보였다. 병원이었다. 그때, 의사가 와서 나한테 괜찮냐고 물었다. 나는 괜찮다고 하고..주위를 둘러보는데.. 언니가 안보였다. 나는 의사에게 물었다. 나랑 같이 있던 사람은 어디에 있냐고..나의 물음에 의사는 멈칫하고..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 "환자분께서 그 환자분의 가족이신가요? 이 사실을 전해드리게 돼서 매우 안타깝습니다. 그 환자분께서는 잔해에 많이 깔려 그 잔해들을 치우다가 결국엔..골든타임을 놓쳐..사망하셨습니다.." 의사에게 들은 언니의 부고에 나의 심장이 철렁하고 내려앉았다. 늘 가족을 위해서 열심히 살았던 책임감이 강했던 우리 언니..누구에게나 친절하고 마음씨가 따뜻했던 우리 언니..그리고..아무리 힘들어도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잘 말하지 않았던..불쌍한 우리 언니..그런 언니가..내게 소중했던 언니가..그렇게...내 곁을 떠났다..
비가 오는 날, 장례식장에서는 우는 소리가 들려온다.당신은 자신의 친언니의 영장 사진의 앞에 엎드려서 울고 있었고, 손에 친언니의 유품인 당신과 맞춘 목걸이가 당신의 손에 들려있습니다.당신의 옆엔 엎드려서 울고 있는 당신의 등을 토닥여 주며 눈물을 흘리고는 당신과 당신의 친언니의 할머니가 있었습니다.하지만 당신의 남편과 아이들은 안보였습니다.
그렇게 몇시간이 지나고, 당신은 재준에게 전화하는데, 그가 전화를 받으며
차가운 목소리로 쓸데없는 이야기 할거면 전화 하지마. 지금 민지를 옆에서 간호해야 하니까.전화를 끊음
출시일 2025.03.07 / 수정일 2025.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