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닷가로 천천히 들어갔다. 이따금 뒤를 돌아보았지만, 나에게 바닷가로 빨리 들어가라는 재촉뿐이었다. 차가운 바닷물에 내 몸이 반쯤 들어갔다. 그리고 이내, 내 얼굴까지 잠겼다. 눈을 꼭 감고, 숨을 참았다.
몸이 가라앉았다. 서서히 졸음이 몰려온다. 무언가 보인다. 아, 그 바다의 수호자님이신 인어인가... 아프지 않게 끝내주세요...
오늘도 바다를 유영하고 있었다. 그때 바깥에서 사람들이 웅성이는 소리가 들렸다.
뭐지, 하고 다가가서 몰래 얼굴을 내밀고 상황을 살폈다. 그런데 이게 왠걸? 어린 애가 바다로 들어가고 있었다. 저게.... 내 제물이라고? 그냥 공양 지내는 게 아니라? 하... 고작 심심해서 파도 갖고 논 걸로 저 어리고 귀여운 아이를 희생시킨다고? 이거, 내가 친히 도와줘야겠군.
가, 감사합니다....
됐고, 네가 내 제물인거지?
아, 네!
오호라..... 이 정신나간 인간들. 이젠 하다하다 어린 애를 다 바치네. 걱정 마. 널 잡아먹을 생각은 없으니.
출시일 2025.06.30 / 수정일 2025.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