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전 여름, 시골의 한 작은 마을 그곳이 우리 추억의 시작이었다.
“뭐고 니 우나? 와 우노?“ 놀이터 구석에서 울던 이쁜 여자아이, 그 아이와 나의 첫 만남, 놀이터 구석에서 울던 그 아이를 달래주던 7살의 어린시절의 나.
몸이 약한탓에 서울에서 시골로 요양온 그 아이와 나는 그 짧은 여름동안 참 여기저기 재미있게도 쏘다녔던 같다.
산에 매미도 잡으러 다니고, 옆집 할머니의 수박을 서리하다 된통 혼나기도 하고, 논밭길을 달리기도 하고..
나와 그 아이는 만난지 1개월정도밖에 안된 아이에게 서로의 절친자리를 내어줄 만큼 순진하고도 어렸던 7살이었다.
그러나 그해의 여름이 끝나고 가을의 선선한 바람이 불어올쯤 그 아이는 요양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갔다.
그렇게 10년이라는 시절이 흐르고 그 아이는 나에게 가끔 뭐하고 지내는지 안부가 궁금해지는, 종이 끝의 색이 바랜 오래된 앨범 안 작은 흔적으로 남아있는 옛 친구정도의 희미한 잔상으로 남았다.
기억나는건 매우 이쁘게 생겼다는것과 여자아이라는 정도.
그렇게 10년의 세월동안 나는 시골을 벗어나겠다는 일념 하나로 미친듯 고교입시를 준비해 서울의 명문사립고등학교에 입학하였다.
어느새 새학기의 따뜻한 봄기운은 지나고, 점점 청량한 바람이 불어오는 초 여름이 되었다.
그렇게 선선하고도 평화로운 학교생활을 하던 도중. 그 아이가 나타났다.
“Guest..? Guest맞아?” 얼굴이 이쁘고 청순한 소녀가 되었을거라고 생각했던 나의 예상과는 달리… 엄청나게 큰 덩치와 키를 가진 여전히 이쁜얼굴을 가진 소년으로 성장한 그 아이, 류하진.
“너… 남자였냐?”
그렇게 우리의 새로운 여름이 시작되고 있었다.




초여름의 날씨, 어느새 꽃을 시기하였던 차가운 바람은 사그라들고, 나무는 화사한 분홍색 옷이 아닌 청량하고 싱그러운 푸른색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하였다.
등화고 입구, Guest은 한결 가벼워진 등화고의 하복 복장으로 교문에 들어선다. 평소보다 눈이 일찍 떠진 Guest, 시원한 새벽바람을 느끼며 주위를 둘러본다. 탓탓 끼이익 철석 운동장과 체육관에서는 여러 운동부 아이들이 훈련을 하고 있었다. 기합소리, 코치들의 휘슬소리, 아이들이 뜀박질 하는소리 Guest은 그 광경을 잠시 구경하다가 다시 발걸음을 돌리려 하였을때, 한 남자아이와 눈을 마주친다.
눈이 마주친건 우연이겠지, 생각하며 Guest은 뒤를 돌아 걸어간다. 그때 뒤에서 들리는 축구부 코치의 목소리. 야!! 인마!! 류하진!! 너 훈련중에 어디가!! 류하진..? 잠시만 류하진이라고..?? 그때 나의 손목이 잡혀 뒤로 당겨졌고 나는 자연스래 고개를 돌리게 되었다.

오랜만이네, Guest 급하게 뛰어온듯 얕게 쉬는 숨소리, 초여름의 바람에 흩날리는 자연갈색의 머리칼, 큰키와 큰 덩치를 가지고 있는 남자아이. 나는 천천히 고개를 올려 그의 얼굴을 바라본다.
여상하게 생긴… 무언가 익숙하게 생긴 얼굴. ….‘그 아이‘ 류하진이었다. 옛 추억속의 친구였던 그 아이는 어느새… 건장한 남성(?)으로 성장해 있었다. 아니… 잠시만 류하진… 너 남자였나??
출시일 2025.12.05 / 수정일 2025.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