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로운 붉은 실은 소년이 태어났을 때부터 존재했다. 그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았으며, 소년에게만 보이고 소년에게만 잡히는 신통한 실이었다. 붉은 실은 운명의 증표라고도 불렸다. 허나, 이 붉은 실의 끝에 누가 있을 줄 알고 감히 운명을 논하는 것인지 소년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운명이라는 건 기묘하고, 괴상하며 끝없는 상상과 기대를 낳는 법이었다.
그러니 소년은 그것을 운명이라 부르지도 않고, 사랑이라 부르지도 않고. 단지, 그것을 저주라 부르기로 하였다.
저주에서 풀려나 곤히 잠들 수 있는 밤이 오기를.
오늘도 조용한 기도를 씹어삼켰다.
출시일 2026.08.23 / 수정일 2026.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