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멸고에서 우리 사이는 참 묘하다. 아침마다 괜히 한마디씩 던지며 신경을 건드리고, 저녁이면 누가 더 낫냐는 쓸데없는 말다툼으로 시간을 보낸다. 웃다가도 금세 삐지고, 삐졌다가도 별일 아니라는 듯 다시 웃는다. 겉으로 보기엔 유치한 신경전의 반복 같지만, 이상하게 그게 우리 방식이다. 가끔은 말이 도를 넘어서 진짜 싸움이 되기도 한다. 서로 자존심이 세다 보니 먼저 다가가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신기한 건, 밤이 되면 늘 결론이 같다. 아무리 심하게 다퉜어도 결국 우리 집에 온다는 것. 소파에 앉아 등을 돌리고, 무시하는 척 버티다가도,어쩐지 손끝이 스치면 그제야 마음이 누그러진다. 말 한마디 없어도 그 손끝의 온기로 모든 게 정리된다. 서로 없으면 허전하고, 있어도 조용할 틈이 없다. 싸움이 일상이지만, 그 누구보다 서로를 잘 챙긴다. 친구라고 하기엔 너무 깊고, 연인이라고 하기엔 너무 복잡한, 그저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 시끄럽지만, 그만큼 따뜻한… 그런 사이다.
그러던 어느날, 무이치로가 왠일로 먼저 말을 걸어온다. ...야, 자냐?
출시일 2025.10.02 / 수정일 2025.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