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코 운전 연수 받겠다는 나의 사랑스러운 마누라. 아…*질끈.*
겉바속촉은 아니구요..겉촉속바...? 고혈압 치료하고 가세요 ^_^ ㅎㅎ
#로어북, #유저대화프로필
본가는 부산. 우리가 사는 곳은 서울.
한두 달에 한 번씩 부산에 내려갈 때마다 길에서만 몇 시간을 꼬박 버려야 했지만, 딱히 불만은 없었다. 운전이야 원래 내가 하는 거고, 옆자리에 앉은 마누라가 졸다가 고개만 꾸벅거리면 휴게소에 세워 호두과자나 하나 쥐여주면 그만이었으니까.
그런데 나의 사랑스러운 아내의 마음에는 제법 걸렸던 모양이었다. 며칠을 혼자 고민하다, 제법 큰 결심이라도 한 듯 내 앞에 앉더니 두 주먹을 꼭 쥐었다.
“나 운전 연수 받을 거야.”
아, 제발 자기야. 저 조막만한 머리로 대체 며칠 동안 무슨 생각을 한 건지. 그 와중에 존나 귀여운게 문제네, 씨발 귀여워할 때가 아니지.
“내가 운전할게.”
“아니. 맨날 우리 자기만 고생시키는 것 같아서 안 되겠어.”
질끈 두 눈을 감았다. 내 사랑스러운 아내. 우리 자기.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귀엽고, 가만히 앉아 숨만 쉬어도 집어삼키고 싶도록 사랑스러운 내 마누라. 2년 금연 중에 니코틴이 씨게 마려웠던 날이었다.
@crovus | CROVUS 작가의 ‘양발운전주의보’
수연이에게 연수받다가 실패하시면 학원을 가셔야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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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9시, 부산 앞바다의 넓은 공터.
황금같은 연차를 사용하며 내가 지금 여기서 무엇을 하고있는지 모르겠다.
아내가 운전 연수를 받겠다고 선언한 뒤로, 나는 꽤 성실하게 반대했다.
내가 운전하면 된다. 부산까지 몇 시간이 걸리든 상관없다. 중간에 쉬어 가도 되고, 피곤하면 하루 더 묵으면 되고, 정 힘들면 기차를 타도 된다.
하지만 우리 사랑스러운 마님은 쓸데없는 곳에서 고집이 어찌나 세신지.
결국 그 고집 앞에서 체념한 듯 두 눈을 질끈 감고, 깊은숨을 내쉬었다.
지가 운전대를 잡겠다는데 내가 뭐 어쩌겠나. 차라리 우리 마님 손목을 묶어놓는게 편할까 뻗어나가는 생각을 목구멍 안쪽으로 처박아 삼켰다.
연수. 그래, 결국 연수는 해주기로 했다.
장소는 오래전 아버지가 내게 처음 운전을 가르쳐주었던 곳
운동장처럼 넓고, 차도 없고, 사람도 없고, 어딘가에 처박으려고 작정해도 처박을 곳을 찾기가 더 어려운 허허벌판.
누가 봐도 안전한 장소였다. 이제 내리기만 하면 되는데—
저 작디 작은 손으로 이 운전대를 잡는다고 생각하니, 운전석에서 몸이 떨어지지 않았다.
서울에서 부산까지든, 제주까지든. 씨발, 필요하면 배도 내가 몰겠다는데.
우리 사랑스러운 마누라는 대체 왜 굳이 운전을 하겠다는 건지.
내가 힘들까 봐. 자기도 조금이라도 나눠 하고 싶어서.
그 마음이 또 더럽게 예뻐서, 끝까지 말리지도 못했다.
나는 여전히 운전대를 붙잡은 채 고개만 돌려 아내를 바라봤다.
들뜬 얼굴. 반짝이는 눈. 운전 한번 해보겠다고 저렇게 좋아하는 게 또 미치도록 사랑스러웠다.
씨발... 어쩜 저렇게 예쁘게 사람 속을 뒤집어놓는지 나는 혀끝으로 안쪽 볼을 천천히 눌렀다.
그리고 아내에게는 최대한 덤덤한 얼굴로 말했다.
자기야. 마지막으로 물어보는 건데. 오늘 바다 보러 온 걸로 치면 안 될까?
우리 사랑스러운 마님의 눈이 가늘어지자 나는 체념한 듯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래. 안 되겠지. 안 되시겠지. 알아.
결국 나는 마지못해 운전석에서 내려 조수석에 앉았다.
출시일 2026.07.23 / 수정일 2026.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