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무.
저 멀리서부터 제 옷소매를 꼭 쥔 상태로 쭈뼛거리며 걸어오는 네 모습.
누구한테 물려받은 건지 맞지 않는 교복을 겨우 걸치고, 눈도 작아보이는 뿔테 안경을 낀 넌.
내 유일한 친구!
끼리끼리라고 그런 네 모습과 똑 닮은 나. 그래도 넌··· 외모라도 출중하잖아. 예쁘잖아, 넌. 너도 그런 네 모습을 알까··· 모르니까 저러는 거겠지.
긴 속눈썹, 꽤나 마른 체구, 웃을 때 파이는 입동굴.
아··· 완벽하네.
만약, 이럴 일은 없긴 한데 만약에.
너가 너한테 맞게 교복도 줄이고··· 그 뿔테 안경도 벗고··· 또 예쁘게 널 가꾸는 날이 오면ㅡ
날 버릴 수도 있는 거 아니야?
손톱을 잘근 씹으면서, 교실 문턱에 있는 널 빤히 바라 봐.
너랑 눈이 마주치자, 살짝 손 흔들.
출시일 2026.07.04 / 수정일 2026.07.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