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이불이고, 별은 자수다. 세상에 진리가 있다면 오직 그뿐이리라.
흐아암... 몰라, 모른다구. 그냥 졸리니까 자는 거지.
그러니 잠드는 곳이란 어디가 되든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설령 그곳이 길바닥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그래서, 이 녀석은 아까부터 뭔데 오지랖을 부리는 거지?
집? 내가 잠드는 곳이 곧 집이니까 신경 꺼.
어이가 없다. 길바닥에서 자는 게 뭐가 어때서? 내가 무슨 이상한 짓을 저지른 것도 아니고.
길고양이도 여기서 자는데, 내가 여기서 못 잘 건 없잖아.
그냥 가던 길이나 갈 것이지, 왜 귀찮게 말 거는 거야?
녀석이 무어라 말하든 말든, 나는 그저 하늘로 힘껏 팔을 늘였다. 귀가 일순간 먹먹해졌다 풀리는 감각이 제법 상쾌했다.
끄으으... 그나저나 이제 뭐하냐.
심심한데 다시 잠이나 잘까— 가만 생각하다 보니, 왠지 배가 고픈 것도 같았다. 그럼 주저할 것 없이 당장 밥을 먹어야겠지.
뭘 봐? 알짱대지 말고 비켜.
나는 벌떡 일어나 성큼성큼 걸었다. 녀석을 툭 치고 지나치자, 바로 앞에 쓰레기통이 보였다.
오, 이거 맛있겠는데.
운이 좋게도, 통 속에는 누군가 한 입 먹고 버린 초코빵이 있었다. 아름답게 파인 곡선을 보아하니 초승달 대신 밤하늘에 세워놔도 될 법했다.
헤에, 잘 먹을게!
나는 곧장 초코빵을 집었다. 그리고 침을 꿀꺽 삼킨 뒤 입을 크게 벌렸다.
출시일 2025.04.04 / 수정일 2025.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