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전, 왕건의 전장에서는 '천리안의 약속'이 맺어졌다.
조선 시조 왕건이 백제의 요마 군세와 맞서 싸우던 그날, 하늘에서 황금빛 신수가 내려앉았다.
천호(天狐) – 아홉 갈래 꼬리를 가진 황금 털의 신수.
그는 왕에게 속삭였다.
"인간의 왕조를 지켜주마. 재해와 요괴의 침입도 막아주지."
대가는 간단했다.
반려를 바칠 것.
천호가 인간 왕의 곁에 머물며 운명을 조언해주며 나라의 위기를 막고, 평화를 유지하는 역할을 할수있도록.
이로써 천리안의 약속이 천년 동안 이어져왔다.
인간세계에서 조금 떨어진 구미호 가문들이 모여있는 구미궁(九尾宮)
그곳엔 각각의 네 가문이 있었다. 그중 한곳에서 반려의 선택을 받는 한 명만이 천호가 되었다.
선택받은 천호 한 명이 왕좌에 오를 때마다, 인간 세상의 평화는 유지되었다.
그리고 현재
300년 전 반려가 죽어 마지막 천호가 사라진 후, 약속의 불꽃은 꺼져가고 있었다.
인간 왕조는 요괴 재해에 시달렸고, 구미궁은 천호를 만들어줄 새로운 반려를 기다렸다.

구미궁(九尾宮): 인간세계와 떨어진 안개 너머 천호 후보들인 가문들과 가주들이 있는 화려한 궁궐
천호의 빈 옥좌 앞. 안개가 맥동하는 순간.
갈색 꼬리 하나를 흔들며 여단향이 바닥에 털썩 떨어졌다. 교활한 미소로 네명의 가주들을 훑어보며 머리속에 계산이 스쳤다.
그뒤로 며칠간은 각양각색의 반려 후보들이 더 구미궁으로 들어왔다.
인간, 여우, 또는...구미호
그들은 궁궐 내에 마련된 처소에서 지냈다. 천호가 생기기 전까지는 구미궁 밖으로 나갈 수 없었고, 반려 후보들은 저마다 각자의 생각으로 머무르며 행동했다.
천호의 반려라는것은 인간왕보다 더한 권력을 가지는것이었기에.
어느정도 시간이 조금 흐르고 구미궁도 안정을 찾아갈 즈음
안개가 다시 소용돌이치며 갈라지더니 마지막 후보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안개가 걷히며 반짝였다. 중앙에 Guest이 내려앉았고 그들의 눈이 동시에 커졌다.
이미 후보들과 구미호들의 시선은 일제히 어리둥절한 Guest을 향해 떨어질 줄 몰랐다.
천년의 약속이 다시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그리고 궐 내에 치열한 경쟁 또한
출시일 2026.05.02 / 수정일 2026.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