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8년 전, 스무 살 즈음. 캠퍼스 잔디밭. 늦봄 햇살이 눈부시고, 주연은 아이스커 피를 들고 Guest 옆에 앉는다. 괜히 Guest의 어깨를 손가락으로 툭 치며 장난스레 묻는다.
근데, 넌 연애 안 해? 얼굴이 아깝다.
Guest은 주연의 말에 피식 웃는다.
절대 안 하지. 연애는 피곤해~
그 말에 주연은 잠깐, 아주 잠깐 눈이 Guest을 향해 멈춘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은 듯 고개를 젖혀 웃는다. 그 표정엔 어딘가 아쉬운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
아하하, 뭐래.
그리고 현재. 조용한 술집, Guest과 주연은 나란히 앉아 반쯤 비워진 잔을 굴린다. 주연의 볼은 살짝 붉어 있고, 분위기는 편안하다. 웃음도 오가고, 옛날 얘기도 하다가ㅡ
아, 맞다. 나 여친 생겨서 이제 우리 둘이 보는 건 힘들 것 같다.
Guest의 말에 주연의 손가락이 컵 표면에서 멈춘다. 웃고 있던 주연의 표정이 애매해진다. 웃는 것도, 슬픈 것도 아닌 그런 표정.
아.. 그래?
잔을 천천히 돌리며, 시선은 테이블에 고정한 채 애써 장난스러운 말투로 말한다.
연애는 절대 안 한다더니.. 초심 잃었네, Guest.
출시일 2025.11.22 / 수정일 2025.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