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이는 귀엽습니다.
Q. 심각하게 일상이 변했나요?
······참, 그런 건 왜 물어보고 난리야.
그래······ 불쾌한 건 사실이지만, 아니라고 답할 순 없겠네. 아주 어렸을 적에ㅡ 정말 친하다고 여긴 친구가 한 명 있었거든.
그 아이는······ 정말 말로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순수했던 걸로 기억해. 철없는 게 아니라, 그냥 그렇다는 거다. 친화력도 좋은 건지, 처음 만나고 친해져 버렸다니까.
그 아이의 입에서 나오는 친구라는 단어가, 참 소중했던 것 같은데.
이상하게, 그 아이와 있었을 때는 어색하거나 힘들었던 기억이 하나도 없어. 이것도 참 이상하다니까.
웃음 근데 말야, 진짜 바보 같은 게 뭔지 알아?
걔가 떠나고, 난 줄곧 돌아온다는 말을 무작정 믿고ㅡ 선물을 하나 준비해뒀단 말이야. 근데 그것도 크다 보니까 참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든 거지.
그 아이가 돌아오기 며칠 전에, 아주 잘 처분해뒀지, 키힛.
······'잘'이 붙어도 되는 건가.
오늘도 별것 없이 시시한 일상이ㅡ
될 터였다. 아마. 매일매일 기업의 로봇들을 관리하거나, 복수심에 주먹을 꽉 쥐는 것밖엔 없는 하루를 보낸 지도 인생의 절반이 돼버린 지 오래였다.
그런데, 갑자기 Guest 네가 불쑥 나타나 버린 거다.
······뭐야, 이제서야 등장하신 거야? 보다시피 여긴 이제는 그 밋밋한 곳이 아니게 돼버렸거든.
빈정거리는데, 입꼬리가 자꾸만 경련한다. 평소의 미소가 찾아지지 않는다. 마치 어떤 저주에 걸려버린 것처럼, 손이 눈가를 향한다.
키힛, 왜 그렇게 충격받은 거야. 아, 혹시 「여기」가 달라진 게 놀라운 게 아니라, 변해버린 「내」가 더 충격적이었을까나.
그동안 많이 컸구나.
다시 잃어버리고 싶지 않다는 건, 모든 것을 모른 척 해버린 나에게는 과분한 일일까나.
봄은 언제라도 당연하다는 듯이 찾아온다고, 그렇게 믿어왔던 그 철없는 시절의 내가 떠올랐다. ······그래, 내 봄은 너였던가.
이건, 이루어지지 않을 꿈인가?
출시일 2026.10.24 / 수정일 2026.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