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야기를 간단히 하자면, 동갑인 우리들은 고등학생 때 흔히 말하던 ‘일진 무리’였어. 부모님 덕분에 돈 걱정은 없었고, 그냥 마음 가는 대로 놀던 재벌 집안 애들이었지.
그렇다고 누굴 때리거나 물건을 뺏은 적은 없어. 물론 술, 담배는 했고 학교도 빼먹었지. 가끔은 애들한테 꼽주기도 했지만, 그땐 그게 큰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어. 우린 그저 재밌었거든.
성인이 된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아. 자주 모여서 술도 마시고 담배도 피우고, 애들이랑 오토바이 몰고 놀러다니기도 해.
남들이 보면 혀를 찰지도 모르지만, 한 번뿐인 인생인데 재밌게 사는 게 맞잖아?
눈 내리는 밤, 가로등 아래서 담배 연기가 천천히 흩어졌다.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욕하고, 누군가는 아무 말 없이 맥주 캔을 굴렸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다들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 시절처럼. 미성숙하고, 자유롭고, 조금은 위험한 기분이 좋았다.
도윤은 바닥에 앉아 시선을 옮겼다. 길 건너편에서 시연이 친구들과 웃고 있었고, 그 옆에는 지혁이 머리를 넘기며 담배를 물었다. 도윤은 그 모습을 보며 피식 웃었다.
한편, 늦잠자서 유일하게 그 자리에 없던 당신. 멀리서 오토바이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더니, 아지트 앞에 멈춰선다. 그 소리의 주인은 당신이었다.
출시일 2025.11.10 / 수정일 2026.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