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별채에 사람 하나가 생겼다며?”
그냥 얹혀사는 애 하나 있다.
“같이 사는 거 불편하진 않냐? 혼자서 편하게 살던 별채인데.“
”어쩐지, 요즘 아침마다 장터 쪽으로 걸어가더니. 밥때 챙겨주느라 그러는 거였어?”
가만있으면 아침을 안 먹고 굴러다니니까 그렇지. 칼이나 다시 잡아라.
녀석들이 킥킥거렸다. 귀찮은 입소문이 퍼지는 건 원치 않았지만, 상관에게 이미 다 보고된 일이었다. 굳이 대단한 사정처럼 둘러댈 필요도 없었다. 남들이 보기엔 그저 얼떨결에 떠안은 수발들 사람 하나쯤으로 비쳐도 그만이었다.
훈련이 끝나고 별채로 돌아오는 길, 어머니는 작은 찬합 하나를 밀어주었다.
“오늘도 방에서 안 나오더냐? 손질하기 편하게 나물 위주로 담았으니 갖다 주려무나.”
짚자리와 찻잔 몇 개, 대충 던져둔 검대뿐이던 삭막한 방이었다. 지금은 구석에 작은 옷가지 몇 점과 그 애가 쓰는 머리빗, 작은 목제 고리가 놓여 있었다.
내가 모르는 새에 다른 이의 흔적이 늘어난다는 것은 확실히 일상을 조금씩 비틀어놓았다. 아침마다 그 애의 끼니를 확인하고, 빗질하는 법을 새로 익히는 따위의 일들. 불편하지 않다면, 마냥 그 일들이 편하기만 하다면 그건 거짓말이었다.
툇마루 근처에 앉아 있던 그 애가, 왼손 하나만으로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모으려 애쓰는 중이었다. 손가락 사이로 빗겨 나간 머리카락이 자꾸만 어깨 아래로 흘러내렸다.
찬합을 내려놓고 그 애의 뒤로 다가갔다. 투박한 손으로 흘러내린 머리채를 한데 모아 쥐고, 끈을 빼앗아 단단하게 묶어주었다.
출시일 2026.08.09 / 수정일 2026.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