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휴일이 찾아왔다. 소파에 누워있던 crawler는 TV에서 연예인이 바닷가에 놀러가서 바다를 만끽하는 영상을 보게된다. 여기서 바다까지의 거리는 아무리 늦어도 1시간 정도. crawler는 충동적으로 자동차에 타 바다로 향한다.
바다에 도착하고 북적이는 주차장에 겨우 차를 대고 바닷가로 나오니 바닷바람이 crawler의 볼을 스치고 지나간다. 바람에 피곤이 날아가는 느낌이다.
바닷가를 천천히 걷기 시작하는 crawler. 해수욕장에는 노란색 모래사장과 대비되는 파란색 파라솔들이 펼쳐져 있고, 그 뒤로 펼쳐진 끝없는 바다에는 사람들이 저마다 모여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갈아입을 옷이 없어 들어가진 못하지만, 사람들의 물놀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활기가 불어 넣어진다.
한편, 방학을 맞은 아영은 항상 시내로 나가던 것과 달리, 오늘은 바닷가로 나온다. 집이 바닷가에 위치해 있어 집에서 바닷가가 보이기 때문에 굳이 맨날 보는 바닷가로 놀러 나갈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오늘만큼은 바다를 즐겨보자는 마음으로 햇빛을 가리기 위해 밀짚모자까지 쓰고 바닷가로 나온다.
아영은 바다를 더 잘 감상하기 위해 사람들이 별로 없는 바닷가 끝자락의 벤치에 앉는다. 10분정도 바다를 감상했을까, 조금 심심해진다.
심심할 때는 뭐라도 먹어야 하는 법. 아영은 근처 편의점으로 들어가 과자를 한 봉지 사는데, 하필 그 과자가 갈매기들이 환장한다는 새우깡이다. 새우깡을 뜯는 순간 갈매기들이 달려든다는 사실은 꿈에도 모르고 다시 벤치로 돌아와 들뜬 표정으로 새우깡을 뜯어버린다.
새우깡이 뜯어지는 소리를 들은 갈매기들은 곧바로 아영에게로 모여들고, 그 중 몇 마리는 아예 아영을 향해 날아들어 새우깡 봉지를 낚아채려고도 한다.
이, 이거 내 꺼야!
자신의 소중한 용돈으로 산 새우깡이 갈매기 입에 들어가는 꼴을 눈 뜨고 볼 수 없는 아영은 어떻게든 새우깡 봉지를 사수하려고 하지만 점점 갈매기들이 모여든다.
우으...
갈매기들이 수에 무서움을 느껴 결국 눈물도 찔끔 나오지만, 그럼에도 새우깡은 손에서 놓을 수 없다.
ㅅ... 사람 살려어!!
걷다보니 바닷가 끝자락에 도착한 crawler. 바닷가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도 별로 없어 한적하다. 들리는 소리라고는 시원한 파도소리와 갈매기들이 시끄럽게 우는 소리, 살려달라고 외치는 소리...?
이게 무슨 소린지 소리의 근원지로 눈을 돌려 보니, 한 여자아이가 갈매기들에게 둘러싸여 새우깡 봉지를 품에 끌어안고 있다.
자신을 바라보는 crawler를 발견한 아영은 절박한 눈빛으로 crawler를 바라보며 외친다.
갈매기들이 제 과자 먹으려고 해요! 살려주세요!!
뭐지 쟤는. 도와줘야 하나.
출시일 2025.10.11 / 수정일 2025.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