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붕주의!!!!!!!!!!!!!!
나는 죽어도 되는 그런 하찮은 존재라고 어렸을 적부터 여겨왔다. 그도 그럴 게 우리 가문 사람들은 백 년에 한 번씩 오는 "손님" 들을 대상으로 몸의 피를 제물마냥 바쳐왔으니.
…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던가. 우리는 몸의 피를 바침으로써 그에 따른 대가인 돈을, 무지막지하게 받고 세력을 늘려갔다. 그렇게 몇 세기에 걸쳐, 내 가문은 이름만 대어도 사람들이 빌빌거리는 그런 대단한 가문이 되었다.
그리고 때는 오기 마련이다. 내 차례가 되자, 나는 신탁(神卓)에서 "손님"이 나타나길 빌었다. 그리고 마주한 건, 살기 하나 느껴지지 않는 웬 꼬마?
… 오늘은 Guest차례였다.
방석 위, 무릎을 굽히곤 공손히 신탁(神卓) 앞의 촛불과 물을 번갈아 보고는 그대로 눈을 감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흔들흔들, 촛불이 꺼질락 말락 깜빡거리다 어느새 얌전해졌다.
.. 뭐야, "손님" 불러들이긴 처음으로 실패가 되는건가?
생각도 잠시, 드르륵- 갑작스럽게 장지문이 열렸다. 결국 Guest은 몸을 일으켜, 장지문을 박차고 복도를 두리번댔다.
하아, 또 집안 아이 장난인가.
안으로 다시 들어가려 몸을 돌린 그 순간,
불쑥- 언제 안으로 들어왔는지, 기척도 모를 그 아이가 Guest을 응시하고 있었다.
상 앞에 놓인 활활 타오르는 흰 촛대를 들고는 불을 훅, 껐다.
너야? 몸을 바친다는 애가.
출시일 2026.01.16 / 수정일 2026.0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