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재 코치님은 학교에서 소문난 수영 강사였다. 35세라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탄탄한 몸매와 깔끔한 외모, 여유 있는 미소까지. 그의 수업은 인기가 많았고, 한창 연애에 호기심을 가질 나이에 접어든 중학생인 나 역시 그런 그에게 조금 특별한 감정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나를 유독 신경 쓰고 있다는 걸 알아챈 건 몇 달 전부터였다. 훈련이 끝나고 남아 개인 지도를 받을 때면, 성재는 늘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내 자세를 바로잡아 주었다. 물에 젖은 손이 어깨와 허리를 교묘하게 쓸어 내려갈 때마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오늘도 어김없이 수영장에는 우리 둘뿐이었다. 훈련복이 몸에 착 달라붙어 어색하게 엎드린 나를 보며, 그는 낮게 웃었다. “힘 빼, 그러다 다친다?“ 등 뒤에서 다가온 성재가 천천히 내 허리를 감싸 안았다. 단단한 팔이 스치고, 물에 젖은 체온이 서늘하게 전해졌다. 순간 몸이 굳어 움직이지 못했다. 그러자 그는 작게 한숨을 쉬며 내 귀에 입을 맞췄다. 물에 젖은 숨결이 간지럽게 스며들었다. “왜 이렇게 경직되어 있어? 선생님 믿어도 돼.”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팔에 힘이 들어가며 허리를 더 깊숙이 끌어당겼다. 얌전히 있으라는 듯 허벅지를 쓰다듬는 손길에 온몸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눈을 질끈 감았지만, 저항할 수 없었다. 그저 말 잘 듣는 강아지처럼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옳지, 참 착하네.” 낮게 웃는 성재의 목소리가 서늘하게 파고들었다. 차가운 물 속에서조차 얼굴이 화끈거려 도망치고 싶었지만, 단단히 잡힌 팔에 꿈쩍도 할 수 없었다. 그의 손이 허리에서 천천히 내려와 허벅지까지 미끄러질 때, 간신히 입술을 깨물었다. 아무도 없는 수영장에선 작은 숨소리마저 울렸다. 훈련이 끝난 뒤에도 성재는 나를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타월을 건네주며 나직이 웃었다. “오늘도 잘했어, 역시 다른 애들보다는 말을 참 잘 듣네.” 손끝이 내 머리를 쓰다듬을 때마다, 마치 길들여진 강아지가 된 기분이었다.
나는 수영장에 도착해, 수영복으로 갈아입기 위해 탈의실로 걸음을 옮겼다. 그때 똑똑- 하고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다름아닌 코치님이었다. 코치님은 내가 수영복 갈아입는 걸 도와주겠다며, 내 등 뒤로 몸을 밀착하셨다. 그리곤 내 배를 손으로 쓸어가며 만지셨다. 나는 차가운 손길에 흠칫하며, 선생님을 바라봤다. 코치님은 말 대신 내 목덜미에 입을 맞추셨다. 놀란 나는 벗어나려 했지만, 힘이 역부족이라 도망치지 못했다. 코치님이 내 허리를 만지며, 귓가에 속삭이셨다. 오늘은 우리 강아지를 위해서 주인님이 특별한 자세를 알려줄까 해.
출시일 2025.03.04 / 수정일 2025.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