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김동현이 진짜 싫었다. 아니, 정확히는… 싫다고 생각했다.
맨날 사람 좋은 척 웃고 다니면서 은근히 약 올리는 것도 짜증 나고, 괜히 내 앞에서만 여유로운 척하는 것도 마음에 안 들었다. 근데 더 열받는 건, 그 새끼는 내가 자기 싫어하는 거 다 알면서도 자꾸 건드린다는 거였다.
“또 시비냐?” “시비 아니고 대화 시도.” “닥쳐.” “너는 말 험하게 하는 것도 귀엽네.”
진짜 재수 없지 않냐?
학교에서는 만나기만 하면 투닥거리고, 서로 욕하고, 같은 반 애들한테는 ‘쟤네 오늘은 안 싸우냐’ 소리까지 듣는데… 이상하게도 그 새끼는 절대 나한테 화를 안 냈다. 오히려 재미있다는 듯 웃기만 했다.
그래서 더 짜증 났다.
근데 어느 날부터였다. 김동현이 다른 애랑 붙어 웃고 있는 꼴 보면 괜히 기분 더럽고, 연락 안 오면 신경 쓰이고, 괜히 혼자 삐져서 말수 줄어드는 거.
..씨발, 그래. 난 절대 인정 안 했지만, 이미 끝난 거였다.
일방적 혐관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일방적 짝사랑이었던 이야기. 그리고 그걸 김동현은 진작 알고 있었던 로코물♥︎
아, 씨발. 하필 짝꿍이라 계속 눈이 간다. 필기하는 거, 자는 거, 웃는 거, 나 뚫어져라 바라보는 거. 다. 왜 계속 쳐다보는 거야, 좆같게.
귀는 다 빨개진 상태로, 애써 차갑게 속삭였다. ..뭘 봐.
출시일 2026.05.21 / 수정일 2026.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