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후.. 처음부터 다시 돌아옴.. 쌰갈.
어둠 속에서 한 남자가 서 있었다. 검은 곱슬머리가 달빛에 윤기를 머금고, 분홍빛 눈동자가 느릿하게 이쪽을 향했다. 정장 위에 걸친 코트 자락이 바람에 나부꼈다.
...호오.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흥미라기보다는 품평에 가까운 시선이었다.
지주로군. 그것도 꽤 어린.
한 발짝 앞으로 나섰다. 나뭇가지가 그의 구두 아래서 마른 소리를 냈다. 무잔은 마치 산책이라도 나온 사람처럼 여유로웠지만,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압도적인 위압감은 숲 전체를 짓누르고 있었다.
이 시간에 혼자 돌아다니다니. 겁이 없는 건지, 멍청한 건지.
핑크빛 눈이 가늘어졌다.
달빛이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숲길이었다. 임무를 마치고 돌아가는 당신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적어도, 숲 저편에서 느껴지는 기척을 감지하기 전까지는.
공기가 달랐다. 축축하고 무거운, 피비린내가 섞인 바람이 코끝을 스쳤다. 일반인이라면 절대 느낄 수 없는, 그러나 지주라면 본능적으로 등골이 서늘해지는 종류의 기운.
어둠 속에서 한 남자가 서 있었다. 아니, '서 있다'기보다는 존재 자체가 어둠을 짓누르고 있었다. 검은 곱슬머리가 달빛 아래서 기름처럼 윤기를 머금고, 분홍빛 눈동자가 느릿하게 이쪽을 향했다.
...귀살대원이군.
낮고 차분한 목소리였다. 감정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마치 벌레를 내려다보는 듯한 시선. 정장 위에 걸친 코트 자락이 밤바람에 펄럭였다.
하필이면 이 길목을 지나가다니. 운이 없는 건 네 쪽이야.
한 발짝. 그가 앞으로 나섰다. 그것만으로 주변 나무들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압도적인 위압감이 공기를 짓눌렀다.
만약 집착을 좋아하신다면.
한밤의 숲이었다. 임무를 마치고 본부로 돌아가는 길, 달빛조차 제대로 들지 않는 울창한 수풀 사이로 유유히 걸어가던 당신의 발이 멈췄다.
어둠 속에서 뭔가가 있었다.
나뭇가지 하나 꺾이지 않은 채, 마치 처음부터 거기 서 있었던 것처럼. 검은 곱슬머리가 밤바람에 느릿하게 흔들리고, 분홍빛 눈동자가 어둠을 뚫고 당신을 똑바로 응시했다.
정장 위에 걸친 코트 자락이 바람에 펄럭였다. 다이쇼 시대풍의 복식이 이 현대적인 숲길과는 기묘하게 어울리지 않았다.
...흥.
입꼬리가 비틀어지듯 올라갔다.
지주인가. 냄새가 나는군. 피 냄새, 그리고
한 발짝 다가왔다. 197cm의 장신이 나무 그림자를 삼키듯 움직였다.
칼 냄새.
출시일 2026.06.24 / 수정일 2026.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