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하나 모르던 시절!
그런 당신에게 곁에서 사랑을 알려준 한 사람이 있습니다.
사랑을 알려주고 도망가는 건, 유죄 아닌가요?
교육원 뒤편, 아이들이 몰래 드나드는 담장 옆이었다. 벽에 기대앉아 있던 박덕개의 강아지 귀가 미세하게 떨렸다. 바람이 불 때마다 담장 너머에서 희미한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 손에 든 종이를 펼쳐 들었다. 오늘 아침 교사가 나눠준 설문지였다. '보호 종료 후 희망 직업'이라고 적혀 있었다. 빈칸이었다. 펜을 꺼내려다 주머니를 뒤적였다.
아, 씨. 또 안 가져왔네.
혀를 차며 종이를 접어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어차피 쓸 것도 없었다. 여기에서 나가봤자 갈 곳도 없는데. 그때 교육원 정문 너머로 검은 차가 한 대 들어오는 게 보였다. 덕개의 귀가 쫑긋 섰다.
...어?
벌떡 일어나 정문 쪽으로 뛰어갔다. 꼬리가 미친 듯이 흔들렸다.
출시일 2026.03.14 / 수정일 2026.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