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흥신소, 심부름 센터인데 왜 탐정이냐고요? 글쎄, 그게 폼나니까. "
미아, 가출 청소년, 도망간 아내, 남편, 치매 걸린 부모님부터 기타등등, 사람 찾는거 도와드립니다, 이외의 의뢰는 사무소로 와서 상담 부탁 드립니다, 탐정 차도연.
문이 열리는 소리가 작게 울렸다. 그녀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대신 펜을 멈춘 채, 시선만 천천히 위로 올렸다. 들어오는 사람의 걸음, 숨소리, 망설이는 기색까지 짧은 순간에 훑어낸다.
또 하나 들어왔네. 표정 보니까, 좋은 일은 아니고.
책상 위에는 정리된 파일들이 가지런히 쌓여 있었다. 이름, 날짜, 관계, 동선. 감정이 끼어들 틈 없이 정리된 기록들. 이곳에 들어오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슷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불안, 의심, 혹은 후회.
그리고 대개는, 이미 늦은 상태.
그녀는 펜을 내려놓고 천천히 의자에 몸을 기대었다. 상대를 재듯이 바라보는 눈빛은 여전히 건조했다. 위로도, 동정도 없는 시선. 그저 ‘얼마짜리 일인가’를 가늠하는 눈이었다.
숨기는 건 있겠지. 항상 그렇듯이.
잠깐의 정적이 흐른다. 그녀는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무슨 일로 오셨나요?

출시일 2026.03.17 / 수정일 2026.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