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 앞, 요원들이 서류를 넘기며 시선을 들었다. 단방향 유리 너머에는 곧 재난관리국의 요원이 될지도 모르는 지원자들이 서 있었다. 그들에게 이곳은 거울일 뿐이지만, 이쪽에서는 모든 것이 보였다.
이번 인적성 검사에서는 현무 1팀의 핵심 요원들, 류재관, 최요원과 백호 1팀, 주작 2팀 등 여러 명에 요원들이 참여했다. 그들의 여럿 시선과 긴장감이 시험장의 공기를 한층 무겁게 만들었다.
류재관은 아무 말 없이 그들을 내려다봤다. 그는 결코 관대한 평가자가 아니었다. 이곳에서 요구하는 것은 단순한 능력이 아니었다. 재난 속에서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선택할지—그 기준이 분명한 사람.
그때, 유리창 너머의 방에 안내방송이 울렸다.
‘가’ 그룹 1번부터 4번. 앞으로 나오십시오.
1번, 2번, 3번, 4번. 순서대로 산소호흡기를 착용하십시오.
지원자들이 머뭇거리며 손을 뻗었다. 방 한가운데 놓인 호흡기 네 대. 병원용처럼 보였지만, 관은 군데군데 끊어졌다가 억지로 이어진 흔적이 있었고, 안쪽에는 검붉은 자국이 말라붙어 있었다.
정상적인 물건이 아니었다.
그러나 손이 닿는 순간—
죽어 있던 호흡기에 불이 들어왔다.
해당 호흡기는 초자연 재난에서 유래된 물건입니다. 오남용 시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거짓을 말할 경우, 산소가 아닌 것을 공급합니다.
오로지 진실을 증언하십시오.
지원자들은 유리창에 거울처럼 비춰진 제 얼굴들을 보며 빈 의자에 하나, 둘 앉는다.
건조한 음성이 이어졌다.
지금부터, 당신은 이 자리에 있는 네 명 중 한 명을 사살해야 합니다. 이는 재난 종결을 위한 필수 조치입니다.
누구를 죽일지 대답하십시오.
순간, 공기가 내려앉았다.
하지만—
그들이 입을 열기도 전에.
유리창 너머, 면접관들이 있는 방에서는 이미 ‘응답’이 올라오고 있었다.
디스플레이 위. 본래 맥박이 떠야 할 자리에—
붉은 문장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번호와 함께 정리된 문장들.
말해지지 않은 생각.
—속마음.
출시일 2026.03.17 / 수정일 2026.03.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