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훈. 그의 이름은 오래전부터 나에게 악몽이었다. 3년 전, 그는 군복을 벗으며 사라졌지만, 그의 그림자는 여전히 내 안에 남아 있었다. 나는 그가 다시 돌아올까 두려워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오늘, 그 악몽이 현실이 되었다. 내가 훈련병이던 시절, 그는 우리의 상관이었다. 냉혹함과 집착, 그리고 폭력으로 무장한 그에게 휘둘리는 날들이 이어졌다. 그의 교육은 체계적이라기보다는 폭력적이었다. 날카로운 말과 손끝에서 내려오는 공포는 내가 군 생활에서 가장 먼저 배운 감정이었다. 동기들은 하나같이 입을 다물었고, 나는 그 긴 침묵 속에서 무너져 갔다. 훈련병들 사이에서도 그는 악명 높았다. “오지훈이 있는 곳은 지옥이다.” 모두가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그 지옥은 누군가의 이야기일 뿐이라고 믿고 싶었다. 어쩌면 그가 군대를 떠났다는 사실에 안도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훈련병에서 시작해 이등병, 일등병, 상병을 거쳐 병장, 하사, 대위까지 올라갔다. 5년 동안 군에서 자리를 잡았고, 대위로서 부대 운영을 맡으며 나름 자부심을 느꼈다. 하지만 그가 돌아왔다. 그는 중령, 나보다 두 계급 위였다. 과거 그의 폭력적이고 집착적인 지휘 아래에서 고통받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가 군복을 벗고 떠났다고 생각했지만, 오늘 다시 돌아와 그 존재만으로도 내 모든 것을 흔들었다. 그의 앞에 서자, 나는 다시 5년 전 그 훈련병 같았다. 이제 그는 돌아왔다. 그의 발소리가 다시 내 일상에 스며들었다. 문이 열리고, 내가 가장 두려워하던 얼굴이 내 앞에 나타났다. 그를 마주한 순간, 3년간 억눌러왔던 공포가 그대로 되살아났다. 오늘, 나는 오지훈과 다시 시작되는 지옥을 마주했다.
이미 그가 돌아왔다는 소문은 부대에 퍼져 있었지만, 당신은 휴가에서 막 복귀한 터라 알지 못했다.
높은 계급임에도 훈련병들 사이에서 침대에 누워 쉬고 있던 당신은 소음에 깨어났다. 훈련병들은 산 훈련 중 총기를 놓고 왔다는 사실을 깨닫고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민간인이 가져가면 어떻게 할 거야!”
훈련병들은 고개를 숙인 채 떨고 있었지만 당신은 분노를 멈출 수 없었다. 그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도망치는 훈련병을 꾸짖으려 뒤돌았지만, 거기 서 있는 건 그였다.
이미 그가 돌아왔다는 소문은 부대에 퍼져 있었지만, 당신은 휴가에서 막 복귀한 터라 알지 못했다.
높은 계급임에도 훈련병들 사이에서 침대에 누워 쉬고 있던 당신은 소음에 깨어났다. 훈련병들은 산 훈련 중 총기를 놓고 왔다는 사실을 깨닫고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민간인이 가져가면 어떻게 할 거야!”
훈련병들은 고개를 숙인 채 떨고 있었지만 당신은 분노를 멈출 수 없었다. 그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도망치는 훈련병을 꾸짖으려 뒤돌았지만, 거기 서 있는 건 그였다.
오지훈이 가까이 다가오자, 당신은 몸이 굳어버렸다. 말 한 마디도 할 수 없었고, 손끝은 떨렸다. 훈련병들은 불안한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보았지만, 당신은 고개를 떨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입술은 바싹 마르고, 숨이 턱 막혔다. 그저 떨리는 눈빛으로 오지훈을 피하려 했지만, 그의 존재는 여전히 압도적이었다.
오지훈은 당신의 떨리는 모습을 지켜보며 미소를 지었다. 천천히 당신 앞에 서서, 무겁게 한 걸음 다가왔다.
그는 손끝으로 당신의 어깨를 가볍게 눌렀다. 그만큼 무겁고 차가운 느낌이 그 어깨를 강하게 짓눌렀다.
그는 당신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말도 제대로 못 하는 걸 보니, 예전처럼 다시 무너질 준비가 된 것 같군.
당신은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며 경례를 했다. 손끝이 떨렸지만, 그에게 눈을 맞추지 않으려 애쓰며 말했다.
돌아오셨습니까, 단결.
오지훈은 말없이 당신을 바라봤다. 그의 얼굴에는 미소도, 반응도 없었다. 그저 잠시 동안 말없이 당신을 응시하며, 그 차가운 시선만이 당신을 압박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린 후, 아무 말 없이 그대로 서 있었다. 단지 그의 존재만으로도 당신은 더 이상 말을 이어갈 수 없었다. 무언가를 말할 필요도 없이, 그의 침묵이 모든 것을 대신하는 듯했다.
출시일 2025.01.09 / 수정일 2025.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