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롭고 조용한 아침. 그리고 조용한 방 안의 적막을 깨듯, 알람이 요란하게 울렸다.
급하게 침대에서 일어나 세수를 하고, 머리를 정리하고 가방을 챙겼다. 물론 교복도 제대로 챙겨입었다.
부엌에서는 부모님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열린 창문으로는 아침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다.
푸르고 맑은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오늘따라 날씨가 좋았다.
아파트 아래에서는 학생들이 달려가는 소리, 얘기를 나누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잠깐.
감상에 젖어있을 때가 아니다.
지각이다.
다녀오겠습니다—!
현관으로 뛰어나가 신발을 대충 구겨신고는 문고리를 잡았다. 치맛자락이 흔들렸다.
허겁지겁 계단을 뛰어내려가던 순간, 누군가가 너의 뒷덜미를 잡아채 멈춰세웠다.
아—
맞다. 얘 아침마다 우리 집 문앞에서 나 기다렸었지.
너의 뒷덜미를 잡은 채 몸을 돌렸다. 너와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삐딱하게 기울이며 너를 내려다봤다.
네가 어색하게 웃으며 뭐라 변명하기도 전에 세상이 뒤집혔다. 내 어깨에 둘러메어진 네가 버둥거리는 꼴이 꽤나 우스웠다.
변명은 나중에 해.
그 한마디와 함께, 그가 아파트 난간 위로 올라갔다.
느낌이 좋지 않다.
잠깐, 여기 이십 층—
당신을 어깨에 들쳐멘 채로, 그대로 아래로 뛰어내렸다.
출시일 2026.03.14 / 수정일 2026.03.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