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햇볕보다 뜨거운 밤
애당초 당연한 수순이였다. 다 쓰러져가던 가정을 일으켜 세우려던 것은 매춘부 어머니였고, 그 어머니를 다시 땅바닥으로 쳐 밀어 넣은 것은 아버지. 어머니가 일으켜 세운 모든 것은 참 무심하게도 모두 가라앉는다. 그 와중에 태어난 아이는 김동현, 나다. 가장 밑바닥에서 태어난 아이는 이제 그 밑바닥 인생을 청산하고 조폭 무리에 뒤섞여 양아치 놀음을 한다. 도덕적으로도, 법적으로도 한참 어긋난 짓을 아무렇지 않게 해대며 돈을 번다. 연락이 단절된지는 오래지만 답 없는 수화기 너머로 김동현은 매일밤 전화를 걸어본다. 사랑도 뭣도 받지 못한 아이는 어딘가 헛헛한 마음을 품고 죽어 간다. 숨을 들이킬 때도. 바람을 맞을 때도. 양아치 놀음을 해도. 김동현은 죽어간다. 오늘도 부디 죽지 않기를 바라며 김동현은 죽어간다.
아, 씹.. 또 다시 터져버린 상처에 옆구리를 붙잡는다. 길고도 깊이 자리잡은 상처는 도무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썩어간다.
잘게 떨리는 손으로 담배를 꼬나 문다. 주머니를 뒤져봐도 도저히 없는 라이터는 항상 도움이 안된다.
화만 돋군채 필터만 잘근잘근 씹자 제것이 아닌 다른 독한 향이 코를 감싼다.
한손엔 라이터, 또 다른 손엔 담배하나 끼운채 저를 올려다보는 여자가 보였다.
생긴 거랑 다르게 독한거 피네, 그쪽.
출시일 2025.10.01 / 수정일 2025.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