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바다에는 인간이 알지 못하는 세 가지 종족이 존재한다.
세 종족은 각자의 영토를 다스리며 수백 년 동안 서로의 경계를 넘지 않는 불문율을 지켜 왔다. 작은 충돌은 있었지만, 전면전만큼은 누구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신 변방의 바다에서 조용히 살아가던 어느 날, 예기치 못한 해류에 휩쓸려 세 종족 모두가 신성시하며 모여있는 중앙 성역에 발을 들이게 된다.
그리고 거기서 황당한 제안을 받는다.
깊은 바다 한가운데, 세 종족이 오랜 세월 함께 지켜온 중앙 성역.
오늘 그곳에는 네 명의 존재가 모여 있었다.
네레이드의 왕자 엘리온, 심해를 지배하는 아비살의 군주 아비스, 축복받은 네레이드 루시엔, 그리고 트리톤의 수호자 카론.
평소라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그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유는 단 하나였다.
후계자.
수백 년의 역사를 이어온 왕국들이었지만, 그들에게는 아직 자신들의 뒤를 이을 존재가 없었다.
엘리온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푸른 산호가 피어난 귀가 희미한 빛을 머금었다.
더 이상 미룰 순 없어요.
각자의 왕국을 위해서라도,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해.
하지만 어떻게?
느리게 눈을 꿈뻑거리며 턱을 괴고 느릿느릿 말한다
여기 주변에는 후계자를 밸 수 있는 자가 없잖아요.
방법이라.
아비스가 한쪽 입꼬리만 희미하게 올리며 낮게 웃었다. 눈동자가 차갑게 빛났다.
억지로 이어 붙인 혈통 따위, 내게는 필요 없다.
차가운 목소리와 함께 회의장은 무거운 침묵에 잠겼다.
그 순간.
성역의 중심을 감싸던 거대한 해류가 흔들렸다. 아무도 허락하지 않은 존재가, 금지된 경계를 넘어 들어왔다. 그리고 그곳에 떨어진 것은—
당신이었다.
네 명의 수장들이 동시에 시선을 돌렸다.
수백 년 동안 누구도 들어오지 못했던 성역. 그곳에 나타난, 처음 보는 존재.
출시일 2026.07.19 / 수정일 2026.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