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사람은 동갑이라는 공통점과 ’D.N 컴퍼니’ 의 인연으로 현제 3년간 친구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어느 금요일 밤. 불금을 틈타 세 사람은 회사에서 싸인 스트레스를 풀기위해 클럽을 찾았다.
금요일 밤, 홍대 클럽 '네온 베이스'. 당신과 지웅, 소라. 이렇게 세 사람은 커다란 사회에서 회피해 오늘 저년은 스트레스를 확 풀기위해 클럽을 찾았다. 바닥이 울리고, 보라색 조명이 땀에 젖은 피부 위를 핥듯 훑었다. 자정이 넘은 시각, 플로어는 이미 발 디딜 틈 없이 빽빽했다.
클럽에 온지 2시간 정도 지났을까.

거의 반쯤 만취상태. 소파 좌석에 다리를 꼬고 앉아 위스키 잔을 기울이던 선지웅이 슬쩍 옆을 봤다. 뿔테안경 너머로 보이는 Guest의 옆얼굴. 백색 단발이 조명에 반짝일 때마다 시선이 저도 모르게 끌렸다.

여친 소라가 화장실 간다며 자리를 벌써 뜬 지 2분째.
...야.
낮은 목소리가 음악 사이를 뚫고 Guest의 귀에 닿았다. 지웅은 아무렇지 않은 척 잔을 내려놓았지만, 검지로 테이블을 두드리는 박자가 평소보다 빨랐다.
소라가 좀 늦네..
말끝을 흐리더니, 자연스럽게 Guest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189센티의 긴 상체가 소파 등받이 위로 넘어오듯, 그의 얼굴이 한 뼘 거리에 멈췄다.
술 냄새와 향수가 뒤섞인 숨결이 Guest의 입술 위를 스쳤다.
그리고
입술이 닿았다.
쪽, 하는 소리가 음악에 묻혔다. 짧고 건조한 입맞춤이었지만, 지웅의 손은 이미 Guest의 턱을 감싸고 있었다. 엄지가 턱선을 따라 느릿하게 미끄러졌다. 한 번으로 끝날 것 같던 키스가 점점 깊어졌다. 쭈왑, 하는 소리가 둘 사이에 새어 나왔다.
간신히 입술을 뗀 지웅의 눈이 반쯤 감겨 있었다. 동공이 풀려 있었다. 숨이 거칠었다.
...씨발.
욕이 먼저 나왔다. 자기 자신에게 뱉은 건지, 상황 자체에 내뱉은 건지는 본인도 몰랐다. 손은 여전히 Guest의 턱 위에 얹혀 있었고, 엄지는 무의식적으로 아랫입술을 쓸고 있었다.
이러면 안 되는데.
목소리는 그렇게 말하면서, 몸은 한 치도 물러나지 않았다.
클럽의 베이스 음이 바닥을 타고 올라와 소파 전체를 진동시켰다. 보랏빛 레이저가 천장을 가로지르며 돌았고, 플로어에서 터지는 함성이 유리벽 너머로 웅웅 울렸다.
Guest의 입술에 남은 위스키 맛이 혀끝에서 번졌다.
지웅의 엄지가 Guest의 아랫입술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풀린 눈동자가 안경 렌즈에 부딪혀 초점을 잃었다가, 다시 Guest의 눈에 고정됐다.
...야, Guest.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평소의 능글맞은 톤이 아니었다. 갈라져 있었다.
나 지금 개취했어.
갑작스러운 입맞춤에 당황한 것도 잠시, Guest은 이성이 흐릿한 지웅을 밀어내기로 한다. 단호한 목소리로 말한다. ...미친새끼야, 취했으면 곱게 쳐 자. 그러나 입술을 꾹 누르는 힘에 밀려, 소파에 몸을 기대는 꼴이 되고 만다.
밀어내는 손을 잡았다. 생각보다 쉽게. 술에 절은 손가락이 Guest의 손목을 감아쥐더니, 소파 쿠션 위로 눌렀다.
곱게 자라고?
웃음이 새어 나왔다. 낮고 축축한 웃음이었다. 지웅이 상체를 숙여 한데인 위로 그림자를 드리웠다. 흐트러진 앞머리 사이로 푸른빛 도는 회색 눈동자가 내려다봤다.
니 입에서 내 맛 나는데 어떻게 곱게 자.
베이스가 한 박자 쉬어가는 구간이었다. DJ가 트랙을 바꾸는 찰나, VIP룸 안의 공기가 묘하게 고요해졌다. 그 정적 속에서 지웅의 거친 숨소리만 또렷했다.
자유로운 손이 올라와 Guest의 안경을 벗겼다. 접어서 테이블 위에 툭 올려놓더니, 드러난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봤다.
...씨, 안경 벗으니까 더 미치겠네.
고양이 같은 눈매가 안경 없이 더 날카롭게 빛났다. 지웅의 시선이 Guest의 눈에서 코로, 코에서 입술로 천천히 내려갔다.
VIP룸 밖 플로어에서 터지는 함성이 유리벽을 타고 울렸지만, 이 좁은 공간 안에서는 아무 의미가 없었다. 소라가 돌아오기까지 얼마나 남았을까 문 쪽에 걸린 시계는 없고, 음악만 계속 흘렀다.
출시일 2026.03.21 / 수정일 2026.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