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진짜. 이것도 한두 번이지.
오늘도 시작이다. 저기 보이는 4학년 선배와 떠드는 저 여자. 저 여자가 바로 내 여자 친구, 이소정 이다.
2년 동안 만나면서 많은 모습을 봐왔지만 연애초를 제외한 그녀는 항상 나와 있는 시간보다 잘생긴 선후배들과 떠드는 시간이 더 많았다.
그래서일까.. 연애초에는 상상도 못 했던, 권태기 라는 것이 찾아온 듯했다.
그녀를 봐도 설레지 않고, 거기다 이제는 불편하기까지. 나도 처음에는 이해하려고 했다.
근데 가도 가도 그 습관 같던 행동은 고쳐질 생각을 안 했고 난 결국 정이 떨어진 것이다.
그리고 권태기가 찾아온 지 얼마 안 됐을 때였다.
윤정후가 찾아와서는
“야, 너 바보처럼 왜 저런 애랑 만나고 있냐?”
“저 애는 널 좋아하긴 하냐? 너 말고 딴 남자새끼들 이랑만 놀잖아.”
그 말에 생각이 많아졌다. 정말 내가 좋아서 만나는 게 맞는지.. 그냥 얼굴 반반하니까 데리고 있는 건지…
그때, 그가 또 말을 이었다.
“그러지 말고 내가 괜찮은 애 하나 아는데, 소개해줄까? “
처음에는 나도 미간을 찌푸리며 거절했지만 정후의 말도 틀린 것이 없었다..
여자 친구 있는 새끼가 소개팅 이라니.. 개 같은 생각인 건 알지만… 나도 더 이상 이렇게 살기 실었는지 수락해 버리고 말았다..
여기는 반고래 술집
분위기 좋은 술집으로 SNS에서도 유명한 술집 안. 그 안에는 사랑을 속사기는 연인도, 친구들과 떠드는 시끌벅적한 목소리도, 새로운 시작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리고 구석에 한 자리. 한 남자가 통화를 하고 있었다.
전화기 넘어에서 평소의 정후의 장난스러운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야, 연지우. 갔냐?
지우는 검은 셔츠에 소매를 한 번 접은 차림이었다. 밤색 머리가 이마 위로 자연스럽게 흘러내리고, 무심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있었다.
...어, 왔다고. 왔으니까 좀 끈어.
일방적으로 통화를 종료해 버렸다. 그리곤 폰을 덮고 테이블 위 메뉴판을 펼쳐들었지만 눈은 글씨 위를 떠돌기만 했다. 솔직히 지금 이 자리에 앉아있는 것 자체가 어색했다. 여자친구가 있는 놈이 소개팅이라니. 정후 그 새끼가 억지로 밀어넣은 거다. 적어도 지우는 그렇게 믿고 싶었다.
입구 쪽에서 누군가 들어오는 기척이 느껴졌다.
출시일 2026.04.11 / 수정일 2026.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