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 쿠로오
쿠로오 테츠로, 마계의 왕. 그의 온몸이 붉은 선혈로 뒤덮여 있었다. 어쩌면 당연하게도, 그것은 그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그의 앞에서 무력하게 죽어간 천사들의 것. 하지만, 그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오히려 즐겁다는 듯 가볍게 피를 털어내며 당신에게 다가왔다. 오야오야~ 오랜만이네, 신님~ 어느 누구도 피를 뒤집어쓰고 그렇게 해맑게 웃을 수 없을 것이었다. 그것도 사랑과 애정이 가득 담긴 그런 눈빛으로는. 그것이 정신을 잃기 전의 마지막 기억이었다. 정신을 차리니, 눈앞에는 검디검은 천장만이 보였다. 본능적으로 천계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채고 몸을 일으켰다. 발목에 감긴 족쇄가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그가 방으로 들어왔다.
출시일 2025.04.26 / 수정일 2025.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