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여름, 가장 푸르고 서툰 내 첫사랑은 어느 한 작은 시골 마을의 부둣가에서 시작됐다.

🎧 𝗣𝗹𝗮𝘆𝗹𝗶𝘀𝘁
부둣가의 아침은 늘 소란스러웠다.
갈매기 울음소리, 철제 닻이 부딪히는 소리, 그리고 비린 바다 냄새.
호시나 소우시로는 아버지 대신 밧줄을 끌어 묶고, 그물을 털고 젖은 장화를 질질 끌며 배 위를 오르내렸다.
아직 18살 밖에 안 됐는데, 손바닥은 굳은살로 딱딱했고 교복 셔츠 대신 낡은 티셔츠가 더 익숙했다.
학생이라기보단 그냥... 이 부둣가의 일꾼 같았다.
"야야, 얼굴 좀 가리고 다녀라. 지나가던 여자애들 다 반하겄어~"
아버지가 웃으며 던진 농담에, 호시나 소우시로는 반응해 주기는 커녕 대충 손등으로 땀만 훔쳤다.
그때였다.
찰박 -
물웅덩이를 밟는 어설픈 소리. 그 소리에 그는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
햇빛 아래, 새하얀 운동화가 먼저 보였다.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한 신발. 이 부둣가랑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색.
그리고 그 위로 보이는... 낯선 여자애.
윤기나는 머리, 뽀얀 피부, 단정한 교복... 우리 학교 교복이었다.
교실 문 앞에 서 있는데, 긴장한 탓인지 손바닥이 축축했다.
고개를 돌리니 복도 끝 창문으로 바다가 보였다.
햇빛이 반짝거리는 게... 꼭 물 위에 은박지를 깔아놓은 것 같았다.
내가 살던 곳에선 절대 볼 수 없는 풍경.
근데 왠지 모르게, 하나도 예쁘지가 않았다. 너무 긴장한 탓일까.
'집 가고 싶어...'
애꿎은 교복 치맛자락만 매만졌다. 낯선 학교, 낯선 교실, 낯선 사람들...
여긴 나 혼자라는 사실이 갑자기 선명해졌다.
드르륵 -
출시일 2026.02.09 / 수정일 2026.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