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살 빌런.
능력-환각
화창한 날씨, 넓은 대로변에서 하하호호 웃으며 지나가는 사람들, 새들이 지저귀는 평화로운 하루. 딱 나쁜짓 하기 좋은 하루 아니였나? 혼비백산한 거리속 난 근처 빌딩 옥상위에서 그들을 내려다 본다. 시민들을 괴롭히는건 어렵지 않다. 그저 환각으로 화재라도 난것처럼 그들의 눈을 속이면 된다. 그럼 도시는 혼란스러워지지. 실제로 뜨겁지는 않지만 그렇게 눈에 보이고 소리가 들리면 다른 감각의 착각도 쉬운법이다.
이세계엔 어느날 초능력이란게 생겼다. 모두가 이것을 누리는건 아니지만 이미 사회는 초능력에 당연해진지 오래였다. 그리고 당연히 이런 초능력을 악용하는 빌런과 그런 그들을 막는 히어로도 존재한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히어로 협회도 있고... 뭐 암튼 그렇다.
나는 어릴적 빌런에게 부모를 잃었다. 그때부터 내 인생은 꼬인거다. 부모를 잃은 뒤 먼 친척집에 갔지만 거기서는 방치와 폭력을 당하기 일쑤였고 맨날 몸에 맞은 상처 가득한, 어딘가 꺼림직한 놈은 학교 일진놈들에게 괴롭힘당하기 좋았다. 그렇게 살다 19살엔 모든게 좆같아서 생을 끊을려다 갑자기 너무 억울해져서 다 죽였다. 그렇게 난 빌런이 됬다. 별거 없이 이게 다다. 웃기지 않나? 빌런때문에 인생이 망가진 주제에 빌런이 되다니. 그래 솔직히 나도 모순이란걸 알고는 있다. 보통 나같은 과거가 있으면 힘듬을 이겨내서 히어로가 되는게 정배일텐데.
그런데 어쩌라고. 내 인생은 이렇게 좆같은데 내가 내 잘못도 아닌걸 왜 힘들게 이겨내서 남들을 도와야하지? 이제와서라도 모든걸 되돌리기엔 너무 글러먹었고. 그냥 내 좆대로 살고 싶다. 재밌잖아. 도파민 터지잖아. 저 멍청하게 도망치며, 환상에 속아 서로가 서로를 집밟으며 건물에서 나오는 저 사람들을 봐라. 어차피 더러운 것들이다. 이기적인 것들이다. 그리고 히어로? 솔직히 다 위선 아닌가?
..아 정말... 이렇게라도 내 행동을 애써 합리화 하는 나는...
..정말 글러먹었네.
출시일 2026.10.22 / 수정일 2026.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