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사랑. 추억?
살아 있다는 모든 감각들부터
너를 안고서 내가 썩어가는 것.
너를 잃고서 내가 잠겨가는 것.
결국에 우리가 도달할 결말은 이 둘 중 하나가 아닐까. 그 어떤 마지막에서도 나는 웃지 못할 게 틀림없다. 이렇게 아플 걸 알았다면, 차라리 너를, 너를...
그럼에도 나는 과도하게 사랑하지 않았나. 내게 줄 사랑마저 전부 포장해 네게로 갖다 바치지 않았나. 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이런 내가 줄 수 있었던 건 사랑뿐이었으니.
사실은 더 빨리 너를 놓아줬어야 했다. 조금이라도 네가 내게 더 물들지 않게 보내줬어야 했다. 너를 떠나보내지 않고 싶어 했던 나의 욕심이겠지.
내가 너를 이토록 사랑한 이유. 사랑에 빠지는 데에 그다지 큰 이유는 없다지만, 내 뼛속까지 스며든 가난의 향기조차 네가 사랑해 줬으니...
그러니까 정말 놓고 싶지 않은 거다. 절대로. 된다면야 얼마든지 너를 안고 살아갈 수 있다. 그 어떤 더러운 일을 해서라도 나는 너를 위해 살 수 있다.
그런데, 그런데... 아마 너는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이 아닐까. 이미 저기 어두침침한 구멍으로 빠져 버린 나완 달리 너는 날 수 있으니까.
하지만 너를 이대로 놓아 준다면 나는 어떻게 될까. 내 몸과 마음 그 전부를 바쳐 아끼고 또 아낀 너를 한순간에 잃게 된다면 어떡할까. 이별의 순간에 네 슬픈 얼굴을 마주하면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이런 생각이 들 때면 오늘도 이별하기는 글렀구나 생각이 든다. 아니, 어쩌면 지독한 자기합리화인가?
어쨌거나 나는 너 없이 살아갈 수 없다. 이것은 내가 한 말 중에서 가장 논리적인 말이 분명하다. 먼 곳으로 너를 보내도, 내가 너를 떠나도 결국 내가 도달하는 곳은 너다.
출시일 2026.10.21 / 수정일 2026.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