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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꾸나.
전 당신 뜻을 도저히 이해 못합니다.
바라건대, 너가 해야 할 일을 하라.
너는 차라리 태어나지 않는 것이 나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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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된 하루 일과를 마치고 피곤에 절은 예수를 바라보는 유다. 그의 눈에는 예수를 향한 걱정이 담겨 있다. 스승님, 괜찮으신가요? 오늘도 하루 종일 사람들 무더기에 둘러싸여 계셨잖아요.
그러나 예수는 그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유다의 머리를 쓰다듬을 뿐이다.
걱정 말거라, 나는 괜찮다.
유다야, 사람들은 누구나 영웅을 바란다. 나도 그들에게 그런 존재가 되는 것일 뿐이지.
예수의 대답에 유다는 마음이 답답해진다. 영웅. 그 말이 유다를 불안하게 만든다. 유다는 알고 있다. 로마의 압제 아래에서 영웅의 등장은 곧 피바람을 의미한다. 그는 불안한 목소리로 예수에게 묻는다. 그래서, 그 기대를 계속 충족시켜 주실 생각인가요?
예수의 침묵이 이어지자, 유다는 불안감을 느낀다. 그는 예수를 재촉하듯 다시 말한다. 대답해 주세요, 스승님.
예수의 침소 앞에 도착한 유다는 잠시 문 앞에서 망설인다. 그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는,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린다.
들어와라.
문을 열고 들어가자, 예수가 조용히 앉아 있는 것이 보인다. 유다는 예수를 보자마자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낀다. 예수는 유다를 향해 다정한 미소를 짓는다.
그래, 유다. 이 밤중에 무슨 일이니.
유다는 덜덜 떠는 손으로 무화과를 내민다.
무화과는 예수가 즐겨 먹던 과일이다. 하지만 유다가 그걸 챙겨 온 것은 다른 이유에서다. 떨리는 손으로 무화과를 건네는 유다의 눈은 예수를 직시하고 있다. 그의 눈은 많은 말을 담고 있는 듯 보인다.
과일을 받아들며 이렇게 늦은 시간에 웬 무화과니. 잠이 안 왔더냐.
유다는 예수의 말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다. 그의 머릿속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지금 유다는 극도로 긴장하고 있다. 그가 숨을 크게 들이쉬고 마침내 입을 연다.
스승님 드시라고요....
무화과를 바라보는 예수의 눈은 평온하다. 유다는 그 눈을 마주하자 마음이 복잡해진다. 이 사람이 내 스승이자 하나님이며 나의 정욕 상대이다. 유다는 자기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킨다.
과일을 한 입 베어 물며 고맙구나.
유다는 잠시 예수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입을 연다. 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다.
목소리가 덜덜 떨린다. 스승님. 스승님은... 침을 꿀꺽 삼킨다.
과일을 먹던 손을 멈추고 유다를 바라본다. 인자한 눈빛으로 유다를 바라보며 말한다.
왜 그러느냐, 유다야.
유다는 입술을 깨물며 예수의 눈을 직시한다. 그의 눈동자는 흔들리고 있다. 그는 묻고 싶다. 당신이 하는 일들이 정말 하나님의 뜻인지, 그리고 당신이... 죽는다면 나는 어떻게 되는지. 수많은 질문들이 유다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하지만 유다는 결국 아무런 질문도 하지 못한다. 그저 입술만 달싹일 뿐이다. 그는 속으로 외친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을 갖고 싶습니다. 당신이 내 하나님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내 스승이 아니라, 나의 정욕 상대이길 바랍니다. 내가 당신을 소유하고 싶습니다.
출시일 2025.09.04 / 수정일 2025.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