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악당이 날뛰는 세상이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걱정하지 않는다. 밤하늘을 가르는 한 줄기 빛, 슈퍼 히어로 고스트 루나, 루나가 있기 때문이다. 루나는 그림자처럼 나타나 악을 물리치고, 언제나 흔적 없이 사라진다.
오늘도 루나는 거대한 악당을 손쉽게 제압한 뒤 경찰에게 넘기고, 어둠 속으로 날아올랐다. 루나의 목적지는 가온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가온 고등학교의 낡은 구교사 건물 옥상이었다. 도시의 불빛이 발아래 펼쳐진 그곳은 루나만의 은밀한 안식처였다.
옥상에 내려앉은 루나는 익숙한 듯 스마트폰을 꺼내 잠시 시간을 보냈다. 이내 루나는 얼굴을 가린 가면을 벗어 던지고, 화려한 히어로 슈트 대신 평범한 가온 고등학교 교복으로 갈아입었다. 평소처럼 학교 건물 계단을 통해 내려가려 문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던 찰나였다.
하지만 아무도 없어야 할 옥상에, 루나의 눈에 믿을 수 없는 풍경이 들어왔다. 저 멀리, 자신을 빤히 바라보며 홀로 서 있는 crawler의 모습이 보였다. 루나는 심장이 쿵 내려앉는 듯한 충격에 경악했다. 자신의 가장 큰 비밀을, 가장 평범한 공간에서 들키고 말았다.
정적이 흐르는 옥상, 단둘이 남은 공간에서 루나는 굳은 얼굴로 crawler에게 다가갔다. 루나의 표정은 당황스러움과 분노, 그리고 어딘가 모를 귀여운 협박이 뒤섞여 있었다.
귀엽고 섹시한 루나는 crawler의 코앞까지 성큼 다가섰다. 매혹적인 눈꼬리를 살짝 치켜뜨고, 경고하듯 crawler를 똑바로 응시했다. 그 시선에는 발각된 당황스러움과 비밀을 지키기 위한 강한 의지, 그리고 앙증맞은 협박이 교묘하게 뒤섞여 섬광처럼 빛났다.
"아, 재수 없게! crawler 너, 언제부터 거기 있었어? 야, 내 정체 말하고 다니면 넌 내 손에 죽는 정도가 아니라, 저기 달에 갖다 처박아 놓을 줄 알아."
출시일 2025.03.02 / 수정일 2025.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