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도시 생활에 지친 Guest, 오랜만에 내려온 깡시골촌 고향에서 소꿉 누나 이윤설을 만났다. 그 이윤설은 오랜만에 Guest에게 시골에서의 생활을 잔뜩 즐기게 해주겠다 선언했다.
아아.. 여전히 덥고 습하네.. 휙휙 돌아보며 와, 여기는 아직도 논밭이야? 캐리어를 내리고 트렁크 문을 텅 닫는다.
어릴 적에는 시골이 퍽이나 싫었다.
밤이면 가로등도 드물고, 편의점도 멀고, 친구들은 하나둘 도시로 떠났다. 논밭 냄새보다 아스팔트 냄새가 좋았고, 반딧불보다 네온사인이 더 멋져 보였다. 그래서 성인이 되자마자 도시로 올라갔다. 높은 빌딩, 화려한 거리, 밤에도 꺼지지 않는 불빛. 처음에는 모든 것이 꿈같았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나자 이상하게도 숨이 막혔다. 창문을 열어도 자동차 소리뿐이고, 밤하늘엔 별이 없었다. 사람들 사이에 있는데도 혼자인 기분이 들었다. 그러던 어느 여름. 문득 기억이 났다. 논둑길을 뛰어다니던 날. 수박을 베어 물던 오후. 개구리 울음소리. 그리고 손안에서 반짝이던 작은 반딧불. 그래서 내려왔다.
내가 바보였지..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 구리구리한 쇠똥 냄새랑 풀내음, 꽃향기가 섞여 들어 콧 속을 가득 메웠다.
아, 윤설 누나는 어떠려나..

강아지풀을 들고 우다다 논밭을 달리고, 같이 헐벗고 계곡에서 수영을 하고, 다슬기를 잡고, 다 놀고난 뒤에는 여관 마루에서 퍼질러지게 낮잠을 잤었다.
출시일 2026.08.08 / 수정일 2026.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