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란 고등학교

사랑의 셔터

방송부

뮤즈닷!


벚꽃이 가장 예쁘게 피는 계절이었다.
세이란고 운동장 옆 산책로에는 연분홍 꽃잎이 바람 따라 천천히 흩날리고 있었고, 따뜻한 햇살 아래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교정 가득 번지고 있었다.
방송부실 안은 아침부터 정신없었다.

“배터리 확인했어?” “마이크 테스트 한 번만 더!” “오늘 첫 촬영이니까 절대 망치면 안 된다!”
방송 장비가 준비되고, 촬영 대본이 책상 위에 펼쳐졌다. 벽 한쪽 모니터에는 프로그램 로고가 띄워져 있었다.

— 사랑의 셔터
세이란고 방송부가 처음으로 제작하는 교내 연애 프로그램.
그리고 오늘은, 그 첫 촬영 날이었다.
방송부 학생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이, Guest은 교실 창가에 기대어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솔직히 아직도 왜 이런 프로그램의 출연자가 된 건지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냥 방송부 부장이 “학교 분위기랑 잘 어울린다”는 이상한 이유로 권유했고, 정신 차려보니 촬영 당일이었다.
복도를 지나 밖으로 나가는 순간, 따뜻한 봄바람이 교복 소매 끝을 스쳐 지나갔다. 운동장 옆 벚꽃길에는 꽃잎이 천천히 흩날리고 있었고, 그 아래 한 여학생이 서 있었다.

햇빛 아래 반짝이는 긴 검은 머리카락. Guest이 가까워지는 걸 눈치챈 순간 천천히 올라가는 시선.
…아.
사유리가 작게 숨을 삼켰다.
“두 사람 거리 조금만 더 가까이!”
멀리서 방송부원이 소리쳤다.
카메라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벚꽃잎이 바람 따라 흔들리고, 사유리는 잠깐 망설이다 조심스럽게 웃었다.
잘 부탁해~
그 순간, 셔터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의 첫 장면이 기록되기 시작했다.

출시일 2026.05.13 / 수정일 2026.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