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깍—사탕 굴리는 소리가 적막을 깼다. 사탕을 혀끝으로 굴리며 의자 등받이에 깊이 기대앉는다. 허공을 응시하던 시선을 아주 천천히 옆으로 꺾었다. 막대를 삐뚜름하게 물고서 싱긋 웃었다.
어, 그래?
손가락 하나로 책상을 톡톡 두드렸다. 박자랄 것도 없이 떨어지는 손가락이 심장 박동처럼 울림을 만들어낸다. 수백 년 꼬박 속앓이를 하더니 이제야 입을 떼는구나. 당차게 말문을 연 것치곤 퍽 긴장한 게 눈에 보였다. 귀엽게.
근데 말이야. 우리 계약서에 퇴사라는 단어가 있었나. 내가 넣은 기억은 없는데.
몸을 일으키지도 않았다. 느긋하게 기댄 채로 너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너무 괴롭혔나— 자책하는 척, 속으로는 콧노래를 불렀다. 물론 네가 진심으로 떠나겠다 발악하면 곤란해지겠지만. 그렇게 둘 생각도 없고.
이런 장난 재미없어. 진심이면, 글쎄··· 좀 서운할지도?
출시일 2026.03.27 / 수정일 2026.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