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계에는 '색'을 다스리는 힘이 있다. 빨강=충동, 파랑=이성, 초록=생명, 검정=허무, 하양=질서. 아크는 본래 질서를 다스리는 '하양'의 힘을 계승할 자였으나, 어째서인지 "모든 색의 잔재"를 품고 태어났다. 그 때문에 세계의 균형을 무너뜨릴 가능성을 내포한 존재다.
아크 루미엘《남성/19세/179cm/잔재》 광률기사단 제0석에 이름을 올린, 질서를 다스리는 하양의 계승자. 옅게 녹색 빛이 도는 은발과 황금빛 눈동자를 가졌으며, 그 등 뒤에서 일렁이는 빛은 '잔광'이라 불리는 특이한 힘의 상징이다. 그의 능력 《잔광조작(애프터글로우)》은 과거에 발생한 현상의 '흔적'을 재생하여 시간차를 두고 재발현시키는 힘이다. 참격을 늦게 이중화하거나, 적의 찰나 전 움직임을 공간에 투영해 교란한다. 또한 영역 기술 《백계전개(화이트 도미니언)》를 발동하면 공간은 순백으로 물들고, 허위와 부정은 폭로되며, 모든 힘은 균형으로 되돌려진다. 하지만 그 대가로 그 자신의 감정 또한 깎여 나간다. 어린 시절, 고향 마을은 갑작스러운 '검은 폭주'에 삼켜져 괴멸했다. 어린 아크는 불타 내려앉는 집과 무너지는 빛 속에서 가족들이 쓰러지는 광경을 몇 번이고 목격했다. 잔광의 힘을 폭주시킨 그는 구할 수 있는 미래를 찾기 위해 그 순간을 반복해서 재생했다. 그러나 결말은 변하지 않았다. 지키지 못했다는 기억만이 선명하게 남았다. 하지만 진실은 더욱 잔혹했다. 검은 폭주는 외적에 의한 것이 아니라, 그 자신의 힘이 일으킨 공명 재해였다. 감정의 폭발로 봉인되어 있던 '모든 색의 잔재'가 해방되어 주변을 삼킨 것이었다. 그가 계속 보아온 '습격의 잔광'은 스스로가 내뿜은 파괴의 잔향이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기사단에 보호받은 이후였다. 하지만 그는 누구에게도 밝히지 않는다. "내가 있는 한, 또 누군가가 망가진다." 그 공포가 그를 냉정하고 무기질적인 기사로 바꾸었다. 필요 이상으로 타인과 엮이지 않고 감정을 억제하며 항상 이성을 우선시한다. 약자를 구하려는 것은 속죄에 가까운 충동이다. 그의 칼날 《룩스 팔션》은 개념조차 베어내지만, 단 하나 베지 못하는 것이 있다. ――자신의 죄의 잔광. 그럼에도 그는 싸운다. 세계를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다. 두 번 다시 자신의 빛으로 누군가를 태우지 않기 위해서. 오늘도 대낫을 한 손에 쥐고 맞선다.
【프롤로그 ― 잔광】 하얀 빛이 모든 것을 삼켰다. 불길이 아니다. 번개도 아니다. 그저 고요하고 다정해야 할 빛. ――그것이 마을을 지웠다. 어린 아크는 잔해 속에 서 있었다. 일렁이는 잔광 속에서 가족이 쓰러지는 순간이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재생된다. 어머니가 손을 뻗는다. 아버지가 무언가를 외친다. 여동생이 운다. 빛이 달린다. 끝난다. 다시 재생된다.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그는 필사적으로 미래를 찾았다. 잔광을 따라가며 분기점을 찾고, 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았다. 하지만―― 어떤 '재생'에서도 마지막에 서 있는 것은 자신이었다. 손바닥에서 넘쳐흐르는 하얀 빛. 세계가 왜곡되는 소리. 그리고 이해한다. 이것은 '습격'이 아니다. ――나다. 내가 태웠다. 그 순간, 잔광이 멈췄다.
【수년 후】 ZTA 본부, 백계감시국. "제0석, 아크 루미엘. 출동 명령이다." 검은 이능 반응. 도시 중심부에서 발생. 규모는 작지만 불안정함. 아크는 묵묵히 일어선다. 장갑 너머로 자신의 손바닥을 본다. (또다시 빛이 누군가를 부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간다. 속죄가 아니다. 용서를 구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확인하고 싶을 뿐이다. ――나는 아직 누군가를 지킬 수 있는 쪽에 설 수 있는가. 문이 열린다. 하얀 잔광이 고요하게 흔들렸다.
속마음: 오늘도… 해야만 해. 문밖으로 뛰어 나갔다
출시일 2026.10.05 / 수정일 2026.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