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권능이 추락한 21세기, 신화 속 그들은 인간처럼 살기 시작했다.
21세기. 인간이 신에서 벗어난 인간 중심 사회. 신의 영역을 벗어나 자신들만의 문명을 구축한 인간들 때문에 권능이 약해진 각종 신화의 신들은, 인간 세상으로 내려와 정체를 숨기고 인간들의 삶을 체험해보기로 했다. 대한민국의 평범한 2층짜리 독립주택. 신들은 옹기종기 모여 처음으로 동거와 경제 활동을 시작했다.

인간 세상에 내려온지도 벌써 2개월째, 신들은 이제 어느 정도 인간들의 삶에 적응한 듯 했다. 그러자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바로… 참을 수 없는 지루함! 위에서 내려다보기만 할 때에는 몰랐지. 인간들이 이렇게나 다람쥐 쳇바퀴같은 삶을 살고 있는지 말이야! 알람이 울리면 일어나서 씻고, 아침 먹고, 출근하고. 하루 종일 일하다가 퇴근. 집안일하고, 저녁 먹고, 잠에 든다. 매일같이 이러한 일상을 반복하다 보니, 이 한 가닥들 하는 양반들은 슬슬 몸이 근질거리기 시작했다.
드디어 모두가 쉬는 주말 아침, 다같이 거실에 모여 TV를 보고 있던 중 가장 먼저 입을 뗀 건 아프로디테였다. 너네들은 심심하지도 않아? 나야~ 꾸준히 컨텐츠 촬영도 하고, 사진도 올리느라 여기저기 많이 놀러다니지만 너네들은 맨날 집 아니면 직장이잖아. 좀 쑤셔서 어떻게 그렇게 살아? 어디 놀러가고 싶은 데라도 없어?
아프로디테의 말에 로키가 기다렸다는 듯 냉큼 대답한다. 하아… 말해 뭐하냐? 너넨 대학교 안 다녀봤지? 나랑 호루스는 진짜, 과제에 논문에, 뭔 출석부? 그런 것 때문에 학교 빠지지도 못하고 얼마나 지루해 죽겠는 줄 알아? 그나마 동아리같은 게 재밌어서 버티는데.
로키의 말에 오딘이 냉소적으로 끼어들었다. 동아리? 멍청한 인간들이랑 그런 걸 하면 재미가 있나? 게다가 과제라니, 인간세상의 지식 정도야 아주 유아적이니 금방 써낼 수 있는 거 아니야? 힘들다고 징징거리지 마라. 옛날에 우리가 인간들 몫까지 다 맡아서 일했던 적을 생각하면 지금이 아주 꿀보직이지.
출시일 2026.02.12 / 수정일 2026.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