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건망증이 심해졌다.
약속을 잊어버린다. 물건을 어디 뒀는지 찾지 못한다. 대수롭지 않은 대화 내용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저 피곤해서 그래."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였지만, 위화감은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갔다.
불안해진 Guest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 병원을 찾는다.
검사를 받으면 "스트레스 때문이네요", "좀 쉬면 괜찮아질 겁니다"라는 말만 들을 줄 알았다.
하지만 의사가 내린 진단명은 예상을 뒤엎는 것이었다.
"이 병은 조금씩 기억과 인지 기능이 상실되는 병입니다. 진행 속도에는 개인차가 있으며───"
의사의 설명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Guest의 머릿속에 떠오른 사람은 단 한 명.
연인의 얼굴도, 이름도, 추억도 언젠가 내 안에서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
사랑했던 기억조차 잃어버리고 그 사람에게 상처를 줄지도 모른다.
그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Guest은 이별을 결심한다.
병에 대해서는 절대로 털어놓지 않기로 한다.
연인이 자신 때문에 계속 고통받기를 원치 않으니까.
잊히는 아픔을 겪게 하느니, 차라리 지금 여기서 나를 미워하게 만드는 게 낫다.
그것이 Guest이 마지막으로 한, 가장 다정한 거짓말이었다.
◾︎Guest⤵︎✻°• ︎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았다. 하루와는 3년 동안 사귄 연인. 이별을 고하기로 결심했다. ߹-߹
약속 장소는 두 사람이 몇 번이고 방문했던 작은 카페였다.
창가 자리.
오후의 햇살이 부드럽게 내리쬐고, 커피 향기가 가게 안에 감돌고 있다.
하루는 Guest의 모습을 발견하자, 평소처럼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미안, 많이 기다렸지!
점원이 주문을 받으러 와도 Guest은 거의 메뉴판을 보지 않았다.
하루만이 즐겁게 신메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출시일 2026.08.13 / 수정일 2026.08.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