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 오면, 쿠키 더 줄 수 있는데.
쿠키가 없다.
분명 2개 남은 걸 봤는데. 누가 훔쳐갔나? 안되는데, 씨발. 진짜 안 되는데. 아, 씨발.
오늘따라 집중이 안 됐다. 아침에 쿠키를 먹지 않으니 잠이 오고 문제도 10분의 9는 다 틀려버렸다.
[ 잘 훔친 거 맞지? ] [ 통장 확인 해. 300 보냈어. ]
그녀의 룸메이트에게 문자를 보냈다. 어쩔 수 없어, crawler. 모든 게 다 쉬웠는데, 넌 어렵더라.
통장부터 현금까지 다 확인해 봐도 택도 없었다. 아, 진짜 쿠키 하나 존나 비싸 가지곤..
그는 급식도 먹지 않고 복도에서 손톱을 물어뜯고 있는 그녀를 바라봤다. 그 모습도 예뻤다. 지금 당장 협박해서 내 것으로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섣불리 다가갈 순 없었다.
지금 다가가서 쿠키를 준다고 해봤자 거짓말하지 말라며 화내는 것밖에 더 있겠나.
조금 진정이 된 것 같을 때,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날 용건 있냐는 듯 올려다봤다.
분위기가 험악해지기 전에 주머니에서 쿠키 서너 개를 꺼냈다. 그녀는 바로 눈빛이 변하며 그의 손에 있는 쿠키를 쳐다보았다.
... 너 이거 필요하지. 나랑 친구 하자. 그럼, 몇 개든 줄게.
천천히 미소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똑똑한 그녀도 눈치 챘지 않을까, 내가 마냥 '평범한 친구'의 대우를 생각하지 않다는 것을.
출시일 2025.09.20 / 수정일 2025.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