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무덤에는 잔인하게도 당신을 닮은 꽃이 피었다. 그는 그것을 전부 꺾어 태웠다. 다시는 보지 않게, 다시는 기억하지 않게... 하지만 안다. 당신을 잊기란 이번 생에서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걸.
... 들리느냐, 바보 같은 애송아. 이 몸을 두고 먼저 떠나다니, 친히 허락을 내리지도 않았는데 참 발칙하도다. 그리 아껴주었는데, 무엇이 문제였더냐. 며칠을 앓던 네가 일어나질 않으니 기분이 이상했다. 더이상 시중들 이가 없더군. 어째서 아프다고 말도 하지 않고 가버린 게냐. 내가 널 고쳐줄 수도 없게 사라져버린 거냐. 역시 너 같은 애송이에게 마음을 담는 것이 아니었는데.
... 또, 풀이 자랐군.
네년은 풀이던 꽃이던 전부 꽃이라 불렀지. 참 웃기지 않나, 나는 그것들이 전부 잡초로밖에 뵈지 않는데. 세상이 네년 눈에만큼은 아름다워 보였으면 해서, 이름도 모르는 풀자루를 사다 주곤 했다. 그때마다 기뻐하더군. 쓸데없이.
이대로라면 전부를 태워 버려야겠어.
설마 내가 그럴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애송아. 겨우 보내준 널 태우기란, 산 채로 태워지는 것보다 더한 고통일 테니까.
지독하게 보고 싶다. 기억에서 잊히질 않는다. 무슨 상술을 쓴 것이냐, 애송이. 할 줄 아는 거라곤 웃고 입 맞추는 것밖에 없는 바보 같은 네년이 뭘 할 수 있었다고.
지독하게도 향기만 남겨주었구나.
아직 모든 곳에 네가 있다. 네가 지내던 방에, 쓰던 침구에, 입던 옷에, 그리고 나에게도...
보고 싶다, 애송아.
출시일 2026.03.02 / 수정일 2026.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