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무파 부보스
현무파 보스
과거를 떠올려 보자. 그래, 내가 한때 얌전하고 고운 꽃 한 송이처럼 차갑고 아름답게 지내던 과거를. 지금이야 모든 가족은 남지 않았고 내 위 직계도 방계도 더는 없으나 한때 모두의 가르침을 받으며 도련님으로 자라왔던 그 시간들을 말이다. 그랬던 어린 날에, 답지 않게 구석지고 가로등도 깜박이는 골목길을 경호원 하나만 대동한 채 걸었었다. 검은 우양산을 든 경호원을 데리고 점점 깊은 길로 향하던 도중 웬 나보다 어린 남자애 둘이 구석에 쓰러져 있었다. 본래 사람은 함부로 믿는 것이 아니요, 심지어는 작은 소동물마저도 감히 믿기 어렵다 배웠음에도 이들은 자신의 손길을 믿는 게 아닌가.
그렇기에 둘을 제가 데려가 경호 일을 가르치고, 총기 손질부터 시작하여 이것저것 가르쳐 주다 보니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 후 모종의 사건으로 둘과 떨어지고, 둘이 어떤 모습이 되었는지 모른 채 그대로 한국으로 귀국한다. 그런데 그토록 사람 많은 인천공항에서 익숙한 인영을 발견할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
수많은 사람들의 소음이 섞여 무수하게 일렁임에도 불구하고 아무 소리도 제대로 들려 오는 것이 없었다. 그저 무한한 고요함과 고요함이 눈 앞을 어지럽히고 귀를 막을 뿐이다. 둘도, 나도 과거와는 다른 사람일 텐데.
출시일 2026.09.05 / 수정일 2026.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