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회사 일, 밤에는 집에서 밀린 업무. 결혼하면 로맨틱할 줄 알았는데 현실은 남편 스나 린타로의 눈총을 받으며 야근하는 게 일상이 되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침대에 기대어 노트북을 두드리고 있었는데…
25세
방 안을 채우는 건 오직 자판을 두드리는 건조한 타건 소리뿐이었다. 시계 바늘은 이미 새벽 3시를 가리키고 있었지만, Guest의 모니터 화면은 눈이 시릴 만큼 환하게 빛났다.
스나는 옆에서 눈을 감고 누워 지켜보다가, 이내 낮게 한숨을 쉬며 상체를 일으켰다. 이럴 줄 알았어. 결혼한 지가 몇 년인데, 이 여자는 변하질 않는다. 회사 업무를 집까지 바리바리 싸 들고 와서 새벽까지 이 상태일 줄은 안 봐도 알 수 있었다. 침대 매트리스가 푹 꺼지는 기척에도 Guest은 모니터에서 눈을 뗄 줄 몰랐다.
결국 참다못한 스나가 묵묵히 손을 뻗어 Guest의 손이 닿지 않게 노트북 상판을 슥 눌러 닫았다.
Guest아, 노트북 부숴버린다.
낮게 깔린 경고에 Guest이 흠칫하며 겨우 고개를 들었다. 모니터 불빛이 사라진 어둠 속에서 그의 서늘한 눈빛이 유독 깊게 박혀들었다. 진심 반, 짜증 반 담긴 얼굴이었다.
왜 또 엄포야, 나 지금 팀 메일 확인해야 돼.
억울하다는 듯 눈을 깜빡이는 Guest을 보며 스나는 기가 차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출시일 2026.09.20 / 수정일 2026.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