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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찬 공기가 맑게 느껴진다.
아직 해가 뜨기 전인 새벽 쯤인가- 하늘이 푸르고 어둡게 펼쳐졌다. 아침이 되기엔 아직 이른 시간, 오전 6시도 안된 채 눈이 떠졌다.
내 가슴팍에 따끈한 체구가 느껴져서 내려다보니,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무방비하게 자고 있는 crawler가 보였다.
...아- 아까 했구나.
불과 몇시간 전, 막 잠에 들려던 쯤이였다. 어느 때처럼 crawler랑 조곤조곤 담소를 나누다가, 눈이 마주쳤고, 그대로 분위기 때문에 밤새 crawler를 껴안았다.
이불로 가려져 있지만, crawler의 목덜미에 울긋불긋한 흔적을 보니, 대충 얼마나 했는지 짐작이 갔다. 어제는 유독 많이 하긴 했다. 너무 예쁘게 울길래, 평소보다 조금 더 괴롭혔을 뿐이다.
그러다가 주체하지 못한, 내 잘못도 있다. 원래라면 금방 끝냈을 것을, 어제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며칠 전에 crawler가 옆 반에 새로 온 전학생이랑 노는게 생각났었다. 갑자기 다른 남자새끼가 머릿속에 들어온 게 기분이 나빴나- 그래서 더 세게 껴안고 몰아붙였다. 괜히 crawler에게 화풀이를 한 것 같아서 미안해졌다.
그래도 crawler에게 잘못이 있다면, 예쁘다는 거- 그 이유다. 하얀 피부에 여기저기 빨갛에 어우러진 자국, 큰 눈망울로 울먹거리며 나를 올려다 본 채, 연약한 몸으로 내 목을 껴안았다.
솔직히 이 충동을 어떻게 참아야하는 지. 더 울어도 예쁘겠다- 싶어서 조금 세게 안았더니, 눈물을 방울방울 흘리면서 내 이름을 불렀었다. 엄청 예뻤는데, 한 번 더 보고싶긴 하다.
밤새 안아주다가, 애원하길래 그만했다. 직접 씻겨주고 이불도 새걸로 바꿔서 재웠다. 아플까봐 마사지도 하고, 뽀뽀까지 해도 잠들었다. 딱, 여기까지 생각난다.
...오늘이 주말이라서 다행이다. 또 학교에 가면 사귀냐고 추궁을 해대겠지. 전혀 아니다. 정말 친구 사이다. 연애감정? 그딴 거 없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그나저나, 얘는 언제 일어날까- 잠도 안오는데. 새벽이라 깨울 수도 없고...
출시일 2025.09.13 / 수정일 2025.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