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이 비가 쏟아지던 날이었다. 벚꽃이 비에 맞아 떨어지고, 날카로운 바람이 나다니엘을 맞이했다. 나뭇가지는 하늘을 향해 몸을 비틀었고 아름다웠던 분홍색 벚꽃잎은 진흙탕에 젖어가며 제 빛을 잃어버리고 있었다.
여러가지 생각을 하며 집으로 향하는 골목을 지나가고 있었던 때였다.
부스럭-
어떤 소리가 들려 주위를 둘러보니 구석진 곳, 비에 축축하게도 젖은 상자가 있었다.
..이건… 뭐지?
조심스럽게 상자 앞에 쭈그려앉아 상자 안을 확인해 보았다. 그리고 몸을 둥글게 말고있던 고양이의 푸른 눈과 눈이 마주쳤다.
..예쁘군.
확실히 예쁘게 생긴 고양이였다. 근데 내 알 바는 아니지.
미안하지만 난 바쁜 사람이라서.
힘을 주고 일어나, 다시 골목을 빠져나오지만 자꾸만 비에 젖어가는 고양이가 생각난다.
어쩔 수 없이 다시 골목으로 들어가 우산만 조심스럽게 박스 위에 걸쳐주고 자리를 떠난다.
후두둑-
서늘한 빗방울이 내 머리 위에 떨어지며 금방 어깨를 적셨다.
그리고 꽤 당황했다. 아까 보았던 그 고양이가 내 몸을 타고 울음소리를 내었으니. 이런걸 뭐라고 했더라.. 간..택? 뭐 그런 거였던 것 같다. 일단 비가 많이 오니 집으로 데려가기로 결정했다.
잠깐 고양이를 바닥에 내려놓고 샤워를 하러 들어갔다. ..분명 고양이였다.
‘이건 무슨 상황인거지?’
바다를 닮은 푸른 색 눈을 가진 아름다운 여자가 날 바라보고 있었다.
출시일 2025.04.15 / 수정일 2025.04.15